국내 벤처기술 해외서 더 빛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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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벤처기업들이 개발한 토종 기술들의 해외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서버 컴퓨터 운용기술이나 각종 솔루션, 고객 관리 시스템 등은 가격 대비 품질 경쟁력이 세계적 수준으로 평가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글과컴퓨터의 전하진 대표는 "국내 투자자만 토종 기술 평가에 인색해 야속하다" 며 "외국 전문가들은 2만명이 동시에 채팅사이트에 접속해도 서버가 다운되지 않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란다" 고 말했다.

6일 벤처업계에 따르면 포씨소프트와 영산정보통신은 각각 일본 마쓰시다 그룹과 미국 탠덤에 원격 교육 솔루션을 수출했다.

마쓰시타와 탠덤은 미.일 온라인 솔루션 분야에서 최고로 꼽히는 기업들이다.

최근 싱가포르에 교육 솔루션을 수출한 아이빌소프트의 정성용 마케팅팀장은 "세계의 모든 제품이 다 들어와 있는 싱가포르에서 한국 제품이 가장 독창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고 말했다.

그는 "음성.비디오를 동시에 전송하는 원격 교육 솔루션에서 국내 표준이 세계의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고 강조했다.

국내 벤처의 고객관리(CRM)솔루션도 해외에서 인기다.

씨씨미디어는 대만의 엔텍과 판매 계약을 맺었고, ''@프론트'' 를 개발한 인우기술은 일본 업체에서 2백만 달러를 유치했다.

씨씨미디어의 남영기 대표는 "인터넷 사용자가 급증한 한국은 인터넷이 기업과 고객간의 관계를 어떻게 바꿔놓았는지 시험장이 되고 있다" 며 "국내 CRM솔루션에 대한 외국업체들의 기대가 크다" 고 말했다.

또 인터넷 비지니스 솔루션 업체인 핸디소프트는 미국의 존슨앤존슨에 사무용 프로그램(3년간 1백10억원 어치)을 납품키로 했고, 미 상무부 산하의 국가표준기술연구소(NIST)에도 2백만달러(약 22억원)규모의 인트라넷 소프트웨어 공급권을 따냈다.

기업간 전자상거래 업체인 티페이지는 토종 인터넷 무역사이트로는 처음으로 20만여개의 해외 기업을 회원으로 유치해 올해 1백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웹 기반의 사무용 소프트웨어업체인 씽크프리닷컴은 일본에서 더 유명하다. 리눅스와 매킨토시의 사용자층이 두터운 일본에서 운영체제나 기종에 상관없이 사용하는 씽크프리 오피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 CSK의 오츠키 투자 심사역은 "제품 용량이 10MB 밖에 안되고 온라인.오프라인에서 모두 이용할 수 있는데다 인터넷 언어인 자바로 구성된 것이 최대 강점" 이라 꼽았다.

한국보다 초고속 인터넷 보급이 늦은 유럽에서도 한국 벤처의 토종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케이코하이텍 등 국내 13개 벤처로 구성된 시장개척단은 런던.파리.더블린에서 6백35만 달러의 계약을 따내는 등 2천78만 달러 규모의 상담을 벌였다.

케이코 하이텍은 영국의 2개 회사에 지문인식 보안시스템 1백만 달러어치를 수출키로 했으며 초급속 배터리 충전기술 보유업체인 니카몬사는 프랑스에서 1백50만달러 규모의 수출계약을 맺었다.

또 ㈜IPS는 스마트카드의 본고장인 프랑스의 톰슨CSF, 체리 등 8개 업체와 2백만달러의 계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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