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로 공부습관 바로잡기 ④ 통합 사고력 키우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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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를 통해 진로를 탐구하고 21세기가 원하는 ‘융합형 인재’로 거듭나야 합니다.”

한우리독서토론논술 박철원 회장은 ‘독서=미래’를 강조했다. 박 회장은 1989년 한우리독서토론논술을 창립하면서 일찌감치 독서의 중요성을 알려온 전도사다. 15일 한우리독서토론논술 본사를 찾아온 김동환(경기 정평중 3)·유인경(경기 이현중 3)·김지민(경기 심곡초 6)·방윤정(경기 서원초 6) 학생을 만나 미래 설계를 위한 독서 방법을 알려줬다.

글=박정현 기자
사진=황정옥 기자

한우리 박철원 회장이 독서로 진로를 설계하고 통합적 사고력을 키우는 방법을 학생들에게 말하고 있다.

인물서 읽은 후 탐색노트 적어 진로 구체화

방양은 사건 용의자의 성격이나 행동유형 등을 분석해 범인을 잡는 프로파일러(profiler)가 꿈이다. 지난 겨울방학에 아서 코난 도일이 쓴 『셜록 홈즈』를 읽으며 악당 모리아티 교수를 잡는 사건을 밤 새워 읽었다. “나도 방양 또래에 SF 공상과학소설 『해저 이만 리』를 읽고 과학자를 꿈꿨어요.” 박 회장은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초등 고학년부터 중학생 때는 인생을 설계하고, 진로 계획을 세워야 하는 시기죠. 청소년기의 진로교육에 있어 독서가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최근 체험활동이 늘면서 직업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아졌다. 하지만 이때도 독서가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 박 회장의 생각이다. “독서로 직업에 대해 충분히 알고 난 후에 체험을 해야 직업의 의미와 역할을 근본적으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죠.”

진로 탐색을 위한 독서는 ‘나를 찾아가는 책 읽기’가 돼야 한다. 진로독서는 인물서가 도움이 된다. 먼저 책 속에서 마음에 드는 사람을 찾은 후 비슷한 유형의 인물이 등장하는 책을 선택한다. “예를 들어 백범 김구, 도산 안창호 선생에 관한 책을 읽은 후 희생적으로 독립운동을 한 다른 인물서를 읽는 겁니다. 인물들의 공통점을 찾다 보면 그들의 어떤 점을 본받아야 하는지 알게 되고, 자신의 인생을 설계하는 데 필요한 것을 알게 되죠.”

최근엔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책도 꾸준히 출간되고 있다. 이들은 TV 등 언론매체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살아 있는 인물로 활동상이 현재 진행 중이라 역사 속 위인과 달리 구체적이다. "살아 있는 인물의 구체적인 이야기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인물이라 학생의 진로 탐색에 미치는 공감대와 영감이 더 크죠.” 책 속 인물에 관한 탐색 노트를 만들어 그 사람의 특징을 정리해 보면 자신의 진로를 구체화시키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사고력·논술 능력도 길러 입사관 전형 대비

인문학과 과학을 아우르는 융합형 인재에 대해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융합형 사고력을 키우려면 독서가 핵심이다. 융합 독서는 동일한 주제의 국어·사회·과학 분야의 책을 읽고 이를 통해 얻은 지식을 생활이나 사회적 현상에 비춰 독후활동을 하는 것이다. 이 융합 독서는 통합적 사고력을 키울 수 있게 돕는다.

“동일한 주제의 책을 여러 권 읽어 그 주제에 대한 배경지식을 깊고 넓게 쌓을 수 있어요. 그러면 토론이나 토의·글쓰기 등의 독서 후 활동도 깊이 있고 풍부해지죠. 입학사정관제를 대비해 사고력과 논술 능력도 기를 수 있는 독서법입니다.”

독서 활동은 한 가지 주제에 대해 읽은 여러 권의 책을 일목요연하게 독서이력철로 관리한다. 융합 독서를 하려면 우선 주제를 정하고 동일한 주제의 필독서 3권을 읽는다. 문학·예술·역사·철학·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주제가 같은 것을 고른다. 이 같은 독서를 통해 주제와의 연관성을 생각하며 사고를 넓혀간다.

책을 읽은 후엔 책의 내용과 다양한 자료를 통합해 토의·토론한 후 통합적 글쓰기를 한다. 예컨대 ‘과학기술의 발전’을 주제로 정한 후 과학적 지식을 보는 책, 과학과 연결된 문학, 그것을 만든 사람에 대해 책을 고른다. 예컨대 쇠의 역사에 대해 다룬 『문명의 수레바퀴 철』, 전쟁의 폐해를 알린 『무기를 팔지 마세요』, 인류의 삶은 편하게 했지만 전쟁에 사용된 기술을 가진 『과학자는 세상을 이렇게 바꿨어요』를 읽는 식이다. 하나의 주제에 대해 각각 다른 입장에서 보게 돼 합리적인 사고를 할 수 있다.

 “한 권의 책을 깊이 파는 것도 중요하지만 각각의 입장을 골고루 받아들여 주제에 대해 다양하게 생각하는 것이 사고력의 폭을 확장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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