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눈살 찌푸린 골프 응원매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밀린다 밀려. 더 나가라. "

2000 기아 옵티마컵 SBS 프로골프 최강전 결승전이 벌어진 5일 태영CC. 약 1천여명의 많은 갤러리들이 모여 화창한 가을날씨 속에서 벌어진 멋진 승부를 만끽했다.

임진한-남영우가 맞붙은 남자 결승전에서 다수의 갤러리들은 멋진 샷이 나올 때마다 박수로 두 선수를 격려했다.

하지만 '이동수 골프단' 의 감독인 임진한을 응원한 소속 선수들과 일부 갤러리는 지나친 함성과 편파 응원으로 선수들의 주의를 흐트러뜨렸다.

5번홀까지 동점을 이룬 6번홀. 두 선수 모두 티샷이 훅이 나 왼쪽의 OB 말뚝 쪽으로 휘었다.

똑같이 잠정구를 친 후 첫번째 공을 확인한 결과 임진한의 공은 좌측 카트길에 떨어져 OB가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그러자 '이동수 사단' 은 함성을 지르며 박수를 치는 소란을 피웠다.

이때 6번 그린에서는 정일미와 여자부 결승전을 갖던 임선욱이 퍼팅을 하려는 순간이었다.

다시 8번홀. 남영우의 티샷이 밀려 우측 언덕쪽으로 향하자 갤러리 틈에서 "더 밀려라" 는 소리가 들렸다.

이후 주눅이 들었는지 남영우의 샷은 좌우로 흔들리며 싱거운 승부로 바뀌었다.

골프는 매너의 경기다. 골프 규정집에도 규칙에 앞서 반드시 지켜야 할 매너를 명시하고 있다.

박세리의 US오픈 제패 이후 한국 골프는 세계화의 길을 걷고 있지만 관전 매너는 여전히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