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당 박근령 공천 포기 "당 시끄럽게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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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선진당이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동생인 박근령(58·사진) 전 육영재단 이사장을 총선 후보로 검토했다가 포기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씨는 16일 “국가 정체성이 위기에 처해 있어 어머니(고 육영수 여사)의 고향인 충북 보은-옥천-영동에서 선진당 후보로 출마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고, 선진당 공천심사위도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했었다.

 그러나 문정림 자유선진당 대변인은 19일 브리핑에서 “특수한 상황에 놓인 박씨의 입장이 정략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부분을 고려해 공심위와 최고위를 거쳐 그를 공천하지 않기로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또 “충청도의 자존심은 효와 우애, 의를 중시하는 것”이라며 “선진당은 우애를 중시하는 정치로 지역민 앞에 설 것”이라고도 했다.

 선진당에선 ‘도의’를 내세웠으나 실제론 박근혜 위원장과의 관계를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말이 나온다. 선진당은 4·11 총선에서 새누리당과의 연대는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12월 대선에서 새누리당과 ‘보수 대연합’을 이룰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고 있다. 충청권의 박근혜계 핵심인 강창희 전 의원도 “박근령씨를 공천하는 것은 도의에 어긋난다”며 불편한 심기를 선진당에 간접적으로 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선진당으로선 박씨보다 새누리당에서 낙천한 현역 의원 영입에 집중하려 했다는 분석도 있다. 당 관계자는 “새누리당 의원 2명의 선진당 입당이 임박한 것으로 안다”며 “보수 대연합을 주장해야 할 시점에 당선 가능성도 불투명한 박씨를 공천하면 시끄럽기만 하고 당 이미지도 나빠지지 않겠나”라고 했다. 심대평 대표가 19일 기자회견에서 “범보수세력의 그랜드 텐트(Grand Tent)를 강조한다”고 밝힌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설명이다.

 박씨는 1969년 육영수 여사가 설립한 육영재단의 경영권을 둘러싸고 박 위원장, 박지만씨와 소송을 벌여 왔고, 박씨의 남편 신동욱 전 백석문화대 교수는 지난 2월 박 위원장을 비방한 혐의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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