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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나치 전범 ‘공포의 이반’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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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존 뎀얀유크

‘최후의 나치 전범’이라 불려온 존 뎀얀유크(91)가 17일(현지시간) 독일 양로원에서 사망했다고 쥐트도이체차이퉁(SZ)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그는 1943년 3~9월 독일이 점령하고 있던 폴란드 소비보르 수용소의 경비원으로 지내면서 최소 2만8060명의 유대인 학살 사건을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5월 독일 뮌헨 법원은 그에게 징역 5년형을 선고했으나 도주 우려가 없고 고령이라는 점 등을 참작해 석방했다. 바이에른주 바트 파일른바흐의 양로원에서 생활해온 그는 연방 법원의 최후 판결을 앞두고 있었다.

 우크라이나 태생인 뎀얀유크는 1941년 소련군에 징집됐으며 이듬해 독일군과의 전투에서 포로로 잡혔다.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난민으로 독일에서 거주하다 52년 미국으로 이주해 시민권을 받은 뒤 세 명의 자녀를 키우며 자동차 부품회사에서 일해왔다. 나치수용소 경비원이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그는 2009년 5월 미국 시민권을 박탈당하고 독일로 신병이 넘겨졌다. 그동안 재판에서 그는 자신도 나치의 희생자라며 전범 혐의를 강력 부인해왔다. ‘공포의 이반’으로 알려진 뎀얀유크는 앞서 86년에도 이스라엘 하급법원에 넘겨져 2년 뒤 사형 선고를 받았으나 93년 대법원 판결에서 증거 불충분으로 석방됐었다.

한경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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