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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파 목소리 함께 싣는 노력 계속해 주길”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262호 20면

옴부즈맨(Ombudsman)은 원래 정부의 독주를 막기 위한 일종의 행정 감찰관제도를 뜻한다. 그러나 신문에서는 비평·감시기구 또는 독자의 불평불만을 조사하고 오보 여부를 밝혀내는 사람 또는 제도를 의미한다. 중앙SUNDAY 옴부즈맨 8명이 좌담회에 앞서 함께 사진을 찍었다. 왼쪽부터 남경민(화가)·박세환(대학생)·장호근(예비역 공군소장)·박영환(의사)·권수미(번역가)·백미영(주부)·이동신(변호사)·이상문(금융인). 조용철 기자

▶사회(김종혁 편집국장)=저희가 창간 5주년을 맞았다. 독자들께 감사 드린다. 옴부즈맨들과 기탄없이 지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옴부즈맨이 말한다

▶이동신(변호사)=일요일 아침에 1시간30분가량 중앙SUNDAY를 읽는다. 좋은 휴일을 여는 시간이다. 기사 선택이나 깊이·다양성, 이런 건 잘 되고 있다. 한데 오·탈자 등이 나오면 거슬린다. S매거진은 좀 어렵거나 간혹 모르는 내용이 있다.

▶남경민(화가)=제 경우는 오히려 S매거진이 아주 좋다. 쌓아놓고 보관하고 친구들 오면 보여주는데 다들 좋다고 하더라. 창간 때부터 독자인데 중앙SUNDAY는 일간지 패턴과는 달라 딱딱하지 않고 캐주얼한 느낌을 준다. 의료·미술 쪽 기사가 특히 만족스럽다. 전체적으로 문화·예술·정치·경제적인 걸 고루 잘 전달해주는 것 같다. 다른 신문과 차별화된 독창적인 면이 있다. 그런 다양한 지식들이 일에도 도움이 되고 창의성도 길러준다.

▶사회=화가께서 저희 신문을 읽고 창의성이 커진다니 참 과분한 칭찬인 것 같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도움을 받는다는 것인가.

▶남경민=창의성은 다른 문화를 접할수록 커진다. 내 분야만 집중하기보다 다른 걸 접하고 배우면서 창의성이 높아진다. 중앙SUNDAY는 문화·예술 분야도 좋지만 다양한 분야를 깊이 있게 다루고 있어 잠자고 있던 내 잠재의식이 깨어나는 것 같은 느낌이다.

▶장호근(예비역 공군소장)=중앙SUNDAY의 장점 중 하나가 다양성 같다. 손열음씨의 피아노 연주회에 갔었는데 그 팸플릿에 중앙SUNDAY 고정 칼럼니스트라고 적혀 있더라.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이 칼럼을 쓰고 있어 좋다. 또 진중권씨 인터뷰는 나처럼 보수적인 사람도 읽으면서 아주 좋게 봤다. S매거진은 집사람이 가져간다.

▶이동신=나도 그 인터뷰가 좋았다. 한데 중앙SUNDAY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보수신문 중앙일보의 이미지와는 정치적 관점 같은 게 좀 다른 것 같다. 진보진영 인사들 기사도 많이 나오는데 혹시 그게 김 국장 개인의 소신이 반영된 것인가.

▶사회=아니다. 사실은 그게 바로 중앙일보의 입장이다. 중앙일보와 중앙SUNDAY 모두 “우리 독자들은 좌파든 우파든 서로 다른 주장에 대해 알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중앙일보가 열린 보수라고 하는 게 그래서다. 중앙미디어 그룹 오너인 홍석현 회장도 “우리는 보수지만 언론은 변화하는 세상과 호흡하면서 가야 하니 절대로 폐쇄적이면 안 된다. 열린 보수가 돼야 한다”고 항상 강조한다. 중앙일보든 중앙SUNDAY든 우리는 우리 독자가 한쪽 눈으로만 세상을 바라보는 걸 원치 않는다.

▶박영환(의사)=나도 비슷한 궁금증이 있었다. 특히 올해 초부터 유시민·진중권 등 이념적으로 좌파 쪽에 있는 분들에 대해서도 기사가 많이 나오는 것 같은데 입장과 논조가 변해서 그러는 건지, 아니면 일시적인 현상인 건지 궁금하더라. 솔직히 말하면 옴부즈맨으로서의 고민도 있다. 예컨대 지난 호에 좌우 대립에 대한 기사가 많았는데 옴부즈맨은 객관성을 유지해야 하지만 자꾸 읽다 보면 언론사의 논조를 따라가게 되더라. 독자 프렌들리가 아니라 언론사 프렌들리로 간다.(웃음)

▶사회=100% 독자 시각에서 비판해달라. 좋은 약이 입에 쓰듯이 신랄하게 비판해 줄수록 저희는 좋다. 자체 검열은 안 하셔도 된다. 그리고 야당이 힘이 강해지니까 그쪽 비위를 맞추기 위해 기사를 많이 쓰는 게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다. 아니다. 제가 국장 된 뒤 처음 한 게 오마이뉴스의 오연호 국장과 대담을 한 거다. 이미 지난해에도 이광재·안희정 지사를 비롯해 좌파나 진보진영 쪽 사람들을 많이 인터뷰했다. 우파든 좌파든, 진보든 보수든 기사가 된다고 판단하면 쓴다. 저희 보도 기준은 말이 되느냐 안 되느냐지, 이념이 오른쪽이냐 왼쪽이냐가 아니다. 또 한 가지 자랑을 드리면 그동안 저희와 인터뷰한 분들 중 기사가 자신의 진의를 왜곡했다고 항의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저희는 인터뷰한 분들의 생각을 있는 그대로 전달한다.

▶이상문(금융인)=나는 중앙SUNDAY의 그런 열린 태도가 아주 맘에 든다. 오히려 독자들의 인식이 문제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자꾸만 ‘조중동’이라는 카테고리에다 집어넣고 그 기준으로 판단하고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남경민=주변 사람들도 중앙SUNDAY가 균형 잡힌 신문이고 그래서 읽는다고 한다. 좋은 점이다. 비판도 하겠다. 화가라서 그런지 사진을 자꾸 보게 된다. 한데 인물 사진이 너무 딱딱한 느낌이다. 자연스럽지 않다. 형태도 거의 비슷하다. 지난번 진중권 사진처럼 굳은 표정을 포착하는 경우를 종종 보았다. 그런 이미지는 독자들이 보고 선입견을 가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박세환(대학생)=나는 중앙SUNDAY의 김정남 특종보도를 보고 나서 기자 지망생이 됐다. 나이 많은 기자가 인터뷰를 했던데 아주 대단해 보였다. 중앙SUNDAY는 지면 콘텐트는 미국 뉴욕 타임스, 편집은 영국 가디언을 벤치마킹하는 것 같다. 또 스토리텔링 기사가 많아서 중앙SUNDAY 기사를 베끼면서 기자 시험 준비를 하는 학생들이 많다. 불만은 ‘있는 사람’만 쳐다보는 것 같다는 점이다. 골프·명품·미술 전시 등 품격이 높은 건 많은데 나 같은 대학생이 원하는 건 부족하다. 칼럼도 너무 많아 읽다가 지치기도 한다. 오피니언 리더들에게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건 아닌가.

▶백미영(주부)=나는 좀 다르다. 일간지에서 볼 수 없는 연재물이 많아 중앙SUNDAY가 좋다. 중·고생 아이들이 있는데 중앙SUNDAY 연재물은 아이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된다. ‘새 시대를 여는 거목’ ‘중국 근현대사’ 등 재미있게 보고 있다. S매거진은 대단히 좋은데 지나치게 럭셔리한 느낌이 나는 데는 좀 거부감이 있다.

▶이상문=글의 내용이 너무 많으면 읽다가 지친다. 사진을 잘 활용해 비주얼화된 신문으로 더 가야 한다. 중앙SUNDAY는 중국을 비교적 많이 다루는 것 같다. ‘사진으로 보는 중국근현대사’와 ‘손자병법’ 등의 연재도 있다. 앞으로 중국이 초강대국이 될 텐데 중국에 대한 관심을 줄이지 않았으면 한다.

▶권수미(번역가)=배달이 잘 안 돼 불만이 많다. 배달 문제로 전화를 여러 번 해야 했다. 또 서울과 경기도에만 배달하는데 차라리 토요일에 배달하는 걸로 바꾸는 건 어떤가. 이름이 중앙SUNDAY라 하더라도 발행일을 토·일요일로 써서 배달하면 괜찮을 텐데.

▶사회=일요일 배달이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일요일에 신문 없는 건 한국밖에 없다. 그래서 일요판을 만들기 시작한 것이기 때문에 토요일 배달은 어렵다. 일요일에도 제대로 배달되도록 더 노력하겠다.

▶이동신=나는 평소에도 신문을 많이 읽어서 그런지 ‘주간 리뷰’에는 눈길이 안 가더라. 아는 내용인데도 특색이 없고 나열하는 느낌이다. 좀 넓게 볼 수 있도록 역사적 맥락과 영향력 면에서 짚고 넘어가야 하는 사건 위주로 접근해줬으면 좋겠다. 상대적으로 경제면이 좀 약하지 않나 싶다. 다른 인문학적 콘텐트는 만족스럽다.

▶사회=중앙SUNDAY는 대한민국에서 일요일에 배달하는 유일한 신문이다. 중앙SUNDAY 기자들은 저희 독자들이 오피니언 리더들이라는 데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다. 앞으로 지금까지는 전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신문의 유형을 창조해 내기 위해 노력하겠다. 옴부즈맨들께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비판과 질책을 아끼지 말아 주길 부탁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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