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미.러 우주인, ISS에서 뭘 하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명의 미국인과 두명의 러시아인을 태운 우주선 `소유즈 TM-31''호가 지난 31일 바이코누르기지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돼 2일 차세대 국제우주정거장(ISS)의 즈베즈다 모듈에 도킹, ISS로는 첫번째 장기 체류 작
업을 벌이게된다.

이를 위해 앞서 즈베즈다에 도킹해 연료, 식품 및 공기 등을 공급했던 우주화물선 `프로그레스''호는 1일 오전(이하 모스크바 시간) 무사히 즈베즈다에서 떨어져 나와 귀환길에 올랐다.

미국인 선장인 윌리엄 셰퍼드(51)을 비롯, 러시아인 항해사 유리 기젠코(38), 러시아인 기술자 세르게이 키르칼료프(42) 등 3명은 오는 2일 오후 1시47분 예정대로 도킹에 성공하면 처음으로 4개월(117일) 간의 ISS 장기 체류에 들어간다.

ISS가 아직 완공되지 않은 데다 처음으로 ISS를 위한 본격적인 기초작업을 벌여야 한다는 점에서 이들 우주인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말 그대로 `일감들'' 뿐이다.

우주인들은 2일 `즈베즈다''에 도착하게되면 영화 `007 문레이커''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미 익숙한 즈베즈다 내의 불을 밝히고 공기 재생기를 가동시키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 작업에 들어가게된다. 이어 당장 시급한 물 재생기와 화장실 소개기를 작동시켜야 한다.

이런 `비교적 손쉬운'' 초반 작업을 마친 뒤에는 우주화물선들이 앞서 공급해놓은 6t 가량의 각종 장비를 부착해야하는 일들이 기다리고 있다.

이와 함께 이달 중 또 다른 우주화물선 `프로그레스 M''과 `인데버''가 2개의 대형 태양전지를 비롯한 추가의 일감을 이들에게 제공하게되며, 내년 1월28일 `애틀랜티스''가 실어나를 ISS `연구실'' 모듈의 장착 및 검사를 끝으로 4개월에 걸친 이들의 임무는 완수된다.

이들이 머물게될 `즈베즈다''의 내부 시설을 살펴보면 이들이 태생적으로 많은 일을 하지 않으면 안되게 돼있다는 점을 실감하게된다.

실제로 3명의 우주인들이 활동해야할 즈베즈다에는 2명만을 위한 휴식용 선실이 마련돼 있을 뿐이며, 도서관이 없는 것은 물론 비디오나 오디오 장비도 전혀 부착돼있지 않다.

일간 이즈베스티야는 1일 미국 상원이 즈베즈다가 ▲유성 보호장치가 미약하고 ▲밀폐 공간 개봉시 불안전하며 ▲선창(船窓)의 질이 떨어지고 ▲소음이 심하다는 4가지 유형의 결점을 지적한 바 있다고 소개한 뒤, "이 모든 것이 모욕적이지만 어차피 (러시아 국민차 격인) 지굴리가 포드보다 못한 것은 사실"이라고 촌평했다.

한편 미르를 대체하게될 차세대 우주정거장인 ISS의 제작에는 미국과 러시아, 유럽우주청 참여국(벨기에 덴마크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페인 노르웨이 스위스 스웨덴 영국), 캐나다, 일본, 브라질 등 16개국이 참가하고 있다.

ISS는 이미 발사된 `자랴''(러시아), `유니티''(미국), `즈베즈다''(러시아) 모듈을 비롯, 크게 36개 부분으로 이뤄지며 오는 2005∼2006년께 완공될 예정이다.

ISS는 완공되면 지상 350km∼450km 궤도에서 총 무게 460t, 부피 1200㎥, 길이 88m, 태양열 전지판 120m에 달하는 위용을 드러내며, 90분만에 지구를 한바퀴씩 돌게된다.

이번 세퍼드 선장팀 외에 이미 4차례의 ISS 장기체류 우주인 팀이 확정됐고, 은선장이 미국인일 경우, 나머지 2명의 선원은 러시아인이, 선장이 러시아인일 경우 나머지 선원은 미국인으로 편성됐다.

이들이 사용하는 언어는 러시아어를 뜻하는 `루스키''와 `잉글리쉬''의 합성어인 `렁글리쉬''로 정해졌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