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재건축 ‘역설의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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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 뉴타운 출구 전략에 따라 주택공급 부족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서울 도심에 재개발·재건축 단지들이 잇따라 분양된다.사진은 삼성물산 등이 3개 단지를 분양할 마포구 일대 아파트.

요즘 서울 재개발·재건축 시장은 뒤숭숭하다. 서울시의 재개발·재건축 정책이 규제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는 탓이 크다.

 최근 서울시는 강남구 개포주공을 중심으로 소형주택비율을 확대하고 있고 용적률이나 종 상향 신청을 사실상 대부분 보류하고 있다. 그러나 음지가 있으면 양지도 있는 법.

 이미 사업이 상당히 진행된 재개발·재건축 단지는 희소성이 높아지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삼성물산이 지난달 강남구 도곡동 진달래 1차를 재건축한 래미안 도곡 진달래(397가구)가 청약 접수를 받은 결과 평균 6대 1, 최고 51대 1의 경쟁률로 1순위에서 청약을 마쳤다. 롯데건설이 방배동 일대 단독주택을 재건축한 방배 롯데캐슬 아르떼도 순위 내에서 전 주택형이 마감됐다.

 주택을 지을 땅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 강남권에서 새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재개발·재건축이다. 하지만 서울시의 규제로 재개발·재건축이 어렵게 되면서 사실상 새 아파트가 공급되기 어려워졌다. 때문에 ‘새 아파트 프리미엄’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올해 서울 도심에 공급되는 재개발·재건축 단지에 대한 주택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대부분 지하철 역이 가까운 역세권 단지인 데다 중소형이 많다.

 ‘래미안타운’으로 불리는 마포구 일대는 새 래미안 아파트가 쏟아져 브랜드 타운으로서 입지가 더욱 굳어질 것으로 보인다. 용강2구역, 상수1·2구역 등 공급물량이 넉넉하다. 삼성물산이 이달 말 용강2구역에 공급하는 래미안 마포 용강2는 563가구 중 115가구가 일반에 공급된다. 지하철 5·6호선, 공항철도, 경의선 등 4개 노선이 지나는 공덕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5호선 마포역, 6호선 대흥역도 가깝다.

 5월 분양하는 상수 1·2구역은 각각 429가구(일반분양 170가구), 530가구(일반분양 172가구)로 이뤄진다. 60~148㎡형(이하 전용면적)으로 주택형이 다양하다. 한강 조망을 할 수 있고 6호선 상수·광흥창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경의선 복선전철 서강역이 개통하면 교통여건이 더 좋아진다.

 왕십리뉴타운도 눈에 띈다. 삼성물산·GS건설·현대산업개발·대림산업이 공동시공하는 1구역이 상반기 선보인다. 59~148㎡형 1702가구로 이뤄지는 대단지다. 일반분양물량은 600가구다. 삼성물산이 영등포구 신길 11구역을 재개발한 836가구(일반분양 346가구)도 6월 분양예정이다.

 재건축 단지도 속속 선보인다. 롯데건설이 이달 말 서초구 서초동 삼익2차를 재건축한 서초 롯데캐슬 프레지던트를 분양한다. 280가구 중 93가구가 일반 몫이다. 2·3호선 교대역, 2호선·신분당선 강남역을 이용할 수 있다. 주변에 신세계백화점·뉴코아아울렛·킴스클럽 등이 있고 서초초·서일중으로 통학하기 편하다.

 삼성물산이 강남구 대치동 청실아파트를 재건축한 단지도 다음달 분양된다. 1608가구 대단지를 이루며 122가구가 일반 몫이다. 분당선 한티역, 3호선·분당선 도곡역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대우건설이 4월 분양 예정인 구로구 개봉동 개봉 푸르지오는 단독주택 재건축 개발로는 드물게 978가구의 대단지다. 이중 514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전용 59~119㎡형의 다양한 평면과 가변형벽체가 적용된다. 1호선 오류동역과 개봉역을 이용할 수 있고 주변에 홈플러스와 롯데마트 등 편의시설도 풍부하다. 인근에 영등포교도소 부지 이전으로 인한 개발호재가 있고 목동 학원가도 이용할 수 있다.

 한화건설이 노원구 중계동 일대 제일주택 단지 등을 재건축한 중계동 꿈에그린도 있다. 이달 말 92가구가 일반에 공급된다. 59~121㎡형 283가구로 이뤄진 단지다. 4호선 상계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고 불암산자연공원·삿갓봉 근린공원 등이 있다. 인근에 중계초·중, 제일·중계중, 재현중·고 등이 있고 학원가가 형성돼 교육여건이 좋은 편이다.

최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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