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 짓뭉개라" 김정은, 비장하게 앞머리를...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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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쩍하기만 하면 무자비하게 짓뭉개버려라."

북한이 연일 대남 비방 선전의 강도를 높이며 긴장을 고조시키는 가운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도 남한을 겨냥해 날 선 언급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14일 인민군 육해공 합동타격훈련을 참관했다고 15일 전했다. 공군 비행대와 해군 함정, 육군 대포 부대 등 연합 작전으로 진행된 이날 훈련은 최근의 정세를 반영하 듯 극도의 긴장감 속에서 치러진 것으로 전해진다.

조선중앙통신은 "최고사령관 동지를 모실 시각을 기다리는 훈련장은 폭풍 전야의 격동상태에 있었다" "절대적인 권위를 감히 중상 모독한 리명박 역적패당을 씨 종자 하나 남김없이 깡그리 죽탕쳐 버림" 등 분위기를 살벌하게 묘사하는 데 중점을 뒀다. "가차없는 징벌의 불 소나기를 퍼붓고 극악무도한 원수들의 아성을 불 마당질해버림으로써 진짜 불 맛, 진짜 전쟁 맛이 어떤 것인가를 몸서리치도록 보여줄 불타는 증오와 복수심" 등의 문구도 이어졌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이날 훈련을 참관한 김정은은 "잠을 자도, 꿈을 꿔도 싸움 마당을 안고 살아야 한다"며 "불은 불로 다스리며 우리를 조금이라도 건드리는 침략자들에 대해서는 자비를 모르는 멸적의 의지가 인민군 장병들이 틀어쥔 총검마다에 서리발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수들이 움쩍하기만 한다면 정의의 총대, 복수의 총대로 무자비하게 짓뭉개 버려야 한다"며 "싸움은 언제 한다고 광고를 내지 않으며 적들은 불의적인 공격을 노리고 있다"고도 했다.

조선중앙통신 웹사이트에는 당시 훈련 장면을 담은 사진이 14장 게재됐다. 굳은 표정으로 훈련장에 들어서는 김정은의 모습부터 포격을 받은 해군 함정에 검은 연기가 피어 오르는 모습이 담겨 있다. 옆 머리를 짧게 깎은 특유의 머리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는 김정은은 자연스럽게 앞머리를 이마로 떨어뜨리던 평소 스타일과 달리 이날엔 무스를 바른 듯 앞머리를 깔끔하게 뒤로 넘기고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훈련은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김정각 총정치국 1부국장을 비롯해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김경희 당 경공업부장 등 북한 실세들이 참관했다.

김진희 기자, [사진=조선중앙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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