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뢰제거기 국산화 성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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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최근 경원선 연결 공사장 주변에 깔려 있는 지뢰를 제거하기 위해 독일과 영국으로부터 고성능 지뢰제거기를 들여왔다. 휴전선을 비롯한 우리 나라 곳곳엔 지뢰가 수 없이 많이 묻혀 있지만 정작 변변한 지뢰 제거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2년 말부터 우리가 개발한 첨단 지뢰 제거기로 이들 지뢰를 파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한국원자력연구소는 최근 어떤 종류의 지뢰라도 탐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데 이어 대형 지뢰제거기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상용화 목표는 2002년 8월. 연구소는 현재 방사선을 땅 속에 쏘아 화약을 찾아 내는 기술을 확보한 상태다. 올해 초 국내 특허도 받았다.

이 기술은 방사선 중 감마선이 폭약에 닿으면 폭약 중 질소성분과 반응해 약간 변형된 감마선이 반사돼 나오는 것을 이용하는 것이 핵심. 지뢰 제거기는 이 반사 감마선을 분석해 화면에 지뢰가 있는 위치를 표시해준다.

대인.대전차 지뢰 등을 가리지 않고 땅 속에 폭약만 있으면 즉각 알아 낼 수 있는 것이 이 기술의 이점이다. 폭약 유무로 지뢰 위치를 알아내므로 금속이나 플라스틱 등 지뢰를 감싸고 있는 껍데기 종류에 상관없이 손쉽게 지뢰 탐지가 가능하다. 지금까지 국내에 들어와 있는 휴대용 지뢰탐지기 등은 플라스틱 지뢰를 찾아낼 수 없었다.

연구팀은 "실험실 시험에서 지뢰 탐지 정확도가 1백%에 가깝다" 고 밝혔다. 개발 중인 지뢰제거기는 폭 5m를 시속 5㎞로 땅 속 30㎝까지 탐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연구소는 이 지뢰제거기를 개발한 뒤 국방부 등의 협조를 받아 휴대용도 단계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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