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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흑진주' 캐슬린 배틀 내한공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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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흑진주'로 불리는 미국의 흑인 소프라노 캐슬린 배틀(52.사진)이 한국을 찾아온다. 오는 11월 16일 오후 8시 서울 LG아트센터. 지난 95년 첫 방한에 이어 5년만에 갖는 두번째 내한공연이다.

캐슬린 배틀은 제시 노먼, 바바라 헨드릭스와 함께 세계 3대 흑인 소프라노 중 한 명. 메트로폴리탄이나 빈오페라하우스 등 오페라 가수들이 선망하는 세계 주요무대에서 밝고 서정적인 목소리와 아름다운 외모 등으로 청중들을 사로잡아 왔다.

88∼89시즌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초연된 헨델의〈줄리어스 시저〉에서 클레오파트라 역을 맡아 갈채를 받았으며, 런던 코벤트가든 데뷔무대였던 R. 슈트라우스의〈닉소네의 아리아드네〉에선 제르비네타 역으로 권위있는 로렌스 올리비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특히 그가 맡은 모차르트의〈마술피리〉중 파미나 역은 금세기에 공연된 파미나 역할 중 단연 최고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음반작업 또한 활발히 병행해 앙드레 프레빈 지휘의〈캐슬린 배틀이 노래하는 모차르트〉, 제임스 레바인이 피아노를 친〈잘츠부르크 리사이틀〉,〈카네기홀의 캐슬린 배틀〉등 5개의 음반은 레코딩 부문 그래미상을 수상했다.

이처럼 세계적 프리마돈나로 우뚝 서기까지 그의 열정은 남다르다. 미국 오하이오주 모츠머스에서 철강공의 딸로 태어난 그는 신시내티대학 음악원에 입학,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은 뒤 공립초등학교 교사 자리를 얻어 흑인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쳤다.

그러면서 틈나는 대로 오디션에 응시한 그는 1972년 토마스 쉬퍼스 지휘로 브람스의 독일 레퀴엠을 협연해 성악가로 첫 정식무대에 섰으며, 이를 계기로 제임스 레바인의 눈에 띄어 77년 바그너의 오페라〈탄호이저〉로 메트로폴리탄 무대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같은 화려한 경력과는 달리 그는 리허설 불참이나 다른 가수와의 불화 등으로그리 좋지 않은 평판을 받았으며, '유난히 까다로운 성격' 때문에 지난 94년 도니제티의〈연대의 딸〉리허설에 참여하던 중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단측으로부터 전격 해고당하는 쓰라린 경험을 겪기도 했다.

이번 내한무대에선 모차르트의 콘서트 아리아를 비롯해 슈베르트의 가곡과 주요 오페라 아리아, 그리고 스페인 가곡과 흑인 영가 등을 프로그램으로 수준높은 무대를 펼쳐낸다.

피아니스트 오순영과 클라리넷의 김현곤이 무대를 함께 한다.02-2005-0114.(서울=연합)김인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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