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자상거래 업체 실적 '외화내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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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적인 전자상거래 서비스 업체인 인터파크와 옥션의 영업실적을 보면 실적이 좋아지는 것인지 나빠지는 것인지 아리송하다.

인터파크(www.interpark.com)가 최근 발표한 3.4분기 실적에 따르면 이 회사는 이 기간에 54억3천100만원을 벌어들였다.

이는 지난해 전체 매출액인 29억1천900만원을 이미 크게 앞선 것이며 이 추세로라면 올해 전체 매출액은 지난해에 비해 무려 714% 증가한 237억6천만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외형으로보면 엄청난 신장세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이익을 들여다보면 완전히 `외화내빈'이다.

이 회사는 3.4분기 동안 매출액의 62%에 달하는 33억8천600만원의 영업손실을 냈으며 올해 전체 예상 영업손실액은 지난해(38억5천300만원)에 비해 306%나 증가한 156억5천800만원으로 불어날 전망이다.

국내 최대 경매 사이트인 옥션(www.auction.co.kr)도 비슷하다.

이 업체는 월별 거래액은 지난해 12월의 경우 15억원에 불과했으나 5개월만인 지난 5월에 152억원으로 100억원을 넘어선데 이어 지난달에는 217억원으로 200억원대를 돌파했다.

이번달에는 270억원 정도로 증가율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이 업체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250억원으로 지난해 14억원에 비하면 1천685%라는 폭발적인 신장이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이 업체 역시 올해 1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지난해 42억원에 비해 손실 규모가 185%나 증가할 전망이다.

이들 두 회사의 이런 실적 수치만 놓고 보면 매출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적자폭이 증가하는 악성 수익구조를 가진 셈이다. 다시 말해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것처럼 보인다.

수익률이 열악한 것은 마진이 판매가의 5∼10%로 열악하고 3% 가량인 카드수수료까지 제하면 그야말로 남는 게 별로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매출액의 수십%씩 쏟아붓는 광고.마케팅비와 인건비 등 관리비를 감안하면 적자가 나는 것은 오히려 당연하다.

그러나 이들 업체는 내년에는 흑자의 원년을 기록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지금처럼 불어나는 매출액이 내년에는 더욱 가속도가 붙게 되고 비록 마진이 작지만 고정비용인 광고.마케팅비용을 충당하고 남게되는 순간 흑자로 돌아선다는 것이다.

인터파크는 내년 매출액을 올해보다 5배 가량으로 늘어난 1천억원을 예상하고 있으며 빠르면 7월, 늦어도 9월이면 월 영업실적이 손익분기점을 찍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옥션도 최근 한 증권사 분석 자료에 따르면 내년 1천64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터파크 기획조정실 이예린 과장은 '매출이 불어나면 바잉파워(구매력)가 생기기 때문에 제품 매입 원가도 낮아지고 카드수수료도 낮출 수 있다'며 '매출 1천억원을 돌파하는 내년에는 흑자 원년을 기록할 것이며 이후에는 이익도 가파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박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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