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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시설로 돈 잘 벌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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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 김치 숙성고 및 배추 저장 시설로 활용되는 옛 옥천터널.

선박.폐 터널 등 버려진 시설이 돈벌이에 짭짤하게 활용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 민간기업 등이 수익사업을 위해 아이디어를 짜낸 결과다.

◆ 김치 숙성고 된 폐 터널=김치 제조업체인 청산들(충북 옥천군 동이면)은 최근 지역에 있는 옛 경부고속도로 폐터널(옥천터널)을 김치 숙성고 및 김치재료 저장시설로 만들었다.

회사측은 우선 15억원을 들여 터널 안에 길이 100m.폭 7m 규모의 초대형 냉장 시설을 설치했다. 이곳은 항상 0도의 온도가 유지돼 김치를 3년간 보관할 수 있다. 내년부터 터널의 남은 부분(길이 592m)도 연차적으로 김치 저장시설로 모두 활용할 계획이다.

안철호 회장은 "터널이나 토굴은 실내 온도가 일정하게 연중 13도를 유지, 김치숙성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산들은 1년 이상 숙성한 이른바 '묵은지'와 인삼김치 등 각종 기능성 김치를 대량 생산할 계획이다.

올해 매출액은 지난해(40억원)의 두배가 넘는 100여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회사측은 터널 관리기관인 옥천군과 2006년까지 3년간 해마다 1781만원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터널을 빌렸다.

1970년 완공된 이 터널은 2003년 6월 경부고속도로 선형(線型)개량 공사(옥천읍 금암리~청성면 묘금리 12km구간)로 폐쇄됐다. 터널 총 규모는 길이 692m, 폭 9.2m이다.

◆ 버린 선박이 공원으로=충남도는 당진군 신평면 삽교호 관광지에서 2002년 4월부터 함상공원을 운영,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함상공원 운영으로 도가 거둔 순수익은 2003년 1억원, 2002년 1억8100만원 등 모두 2억8100만원(관람객 72만여명)에 이른다.

도는 해군으로부터 퇴역한 상륙함.구축함 등 2척을 기증받아 내부를 개조, 전시했다.

두 함정은 50여년 동안 월남전과 각종 해상훈련에 참가하고 퇴역한 4000t급(길이100m)이다. 배 안에는 해군.해병대 역사, 함정과 함포, 해병대 인천상륙작전 모습 등을 실물과 입체 영상시설 등으로 꾸민 전시관이 있다.

그런가 하면 태안군은 2003년 바닷가에 버려진 폐선을 수리, 태안읍 남산리 국도 77호변에 500여평 규모의 폐선박 공원을 조성했다.

폐선박은 처리비용만 척당 200만원이나 들고 방치하면 마을 미관을 해치는 등 골치거리였다. 공원은 주말이면 평균 300여명의 관광객이 찾는다.

또 인근 10여개 음식점도 공원을 만들기 전보다 고객이 5%정도 늘어 선박공원 혜택을 보고 있다. 공원에는 2t짜리 폐선 3척이 전시돼 있다. 금잔디.금초롱.진달래 등 각종 꽃도 심었다.

◆ 폐교가 스케이트장으로=충북교육청은 폐교된 보은군 동광초등학교 학림분교장에 18억원을 들여 국제공인 인라인롤러 스케이트 경기장을 만들어 21일 문 열었다. 이 학교는 학생 수 감소로 2003년 3월 문을 닫았었다.

경기장은 국제공인 규격의 트랙(200m)과 250석의 관람석, 선수 숙소, 휴게실 등을 갖추고 있어 국제대회 유치도 가능하다.

보은교육청 송기만계장은 "연간 10여개의 전국 대회를 열 예정"이라며 "이럴 경우 선수와 가족 등 1만 여명이 보은을 찾아,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남영.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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