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우샤오촨 “지준율 조정이 긴축완화 신호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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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12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 기자회견에 참석한 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장이 기자의 질문에 웃으며 대답하고 있다. 저우 행장은 이날 지준율 추가 인하를 언급했다. [베이징 AP=연합뉴스]

중국 경제성장이 눈에 띄게 둔화됐다. 물가 압력도 줄어들었다. 최대 성장엔진인 수출은 올 2월 급감했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지급준비율 조정, 또는 기준금리까지 내릴 수 있다는 전망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저우샤오촨(周小川·64) 중국 인민은행장은 12일 “긴축 완화는 물가상승 등 부작용이 뒤따른다”며 “지준율 조정이 통화 긴축이나 완화를 알려주는 신호는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와중에 열린 기자회견에서다.

 저우 행장은 “이론적인 기준에서 지준율을 내릴 여지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서방 금융그룹의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들은 “인민은행이 중국 경제 사정을 감안해 올해 안에 지급준비율을 1.5%포인트 정도 내릴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이날 전했다. 현재 지준율은 대형 시중은행을 기준으로 20.5%다. 올해 안에 19%까지 낮출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저우 행장은 “통화정책은 국제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며 “지준율 인하는 외환보유액 등의 변수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준율 인하는 증권이나 부동산 시장 부양과도 관련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말 때문인지 이날 상하이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저우 행장은 “기준금리 조정도 자본 유·출입을 살펴 조절한다”고 말했다. 이어“기준금리 인하가 자본 유·출입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국 실물경제 흐름만을 근거로 긴축 완화를 섣불리 예측하는 것을 경계한 셈이다.

 마침 인민은행은 기자회견 한 시간 전에 미국 달러와 견준 위안화 기준 가치를 6.3282위안으로 고시했다. 지난주 금요일보다 0.33% 낮춘 것이다. 인민은행이 위안화 기준 가치를 이렇게 낮춰 고시하기는 2010년 8월 이후 18개월 만에 처음이다. 위안화 시장 가치는 올 들어 0.5% 정도 떨어졌다. 2월 무역수지 적자(약 315억 달러)가 20여 년 만에 가장 컸던 게 영향을 미쳤다.

 저우 행장은 위안화 약세에 대해 “몇 년에 걸친 외환시장 개혁으로 시장이 정부보다 더 큰 역할을 한다”며 “위안화 가치는 무역수지 등에 따라 결정된다”고 말했다. 이날 인민은행이 위안화 기준 가치를 떨어뜨려 고시한 것은 2월 무역적자 때문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됐다. 이강(易綱·54) 국가외환관리 책임자는 “중국은 앞으로도 유럽의 장기 투자자로 남아 있을 것”이라며 “유럽 투자를 늘릴 뿐만 아니라 사들이는 유럽 자산도 다양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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