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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돈 “성공하려면 인맥보다 실력이 우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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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유기돈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 공동 구단주가 산타클라라의 구단 본사 컨퍼런스 룸에서 첫 인터뷰를 가졌다. 유 구단주는 오는 2015년 본사 건물 인근에 세워질 ‘산타클라라 구장’ 공사를 주도하고 있다. [최광민 기자]

“무엇을 이루려면 99%의 노력으로는 부족하다. 100%의 노력이 필요하다.”

 재미동포 최초로 미국 프로스포츠 구단주가 된 유기돈(41) 미국프로풋볼리그(NFL)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49ers) 공동 구단주가 밝힌 성공 비결이다.

 산타클라라 49ers 본사 사무실에서 언론과 첫 인터뷰를 가진 유기돈 공동 구단주는 소박한 옷차림에 부드러운 말투였지만 자신감이 가득했다. 그는 한국말을 못해 미안하다면서도 어려서 할머니와 어머니에게 한국 말을 많이 듣고 자라 “듣는 것은 다 알아듣는다”며 웃었다.

 유 구단주는 “아시안이 거의 없는 테네시주 내쉬빌에서 자라며 어떻게 좋은 직장을 구하고 돈을 벌까 고민했다”며 “결론은 최선의 노력으로 실력을 갖추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스탠퍼드대를 전액 장학생으로 졸업했고 하버드대 MBA를 마쳤다.

 - 인종차별 등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나.

 “나도 차별을 받은 적이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능력이 있으면 그 누구도 차별하거나 무시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나를 뛰어넘는 한인 2세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 49ers에 합류한 동기는.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어서다. 시간이 나면 온통 풋볼 생각이었는데 이제 24시간 풋볼만 생각할 수 있으니 너무 행복하다.”

 - 구단주 제드 요크와 어떻게 인연이 닿았나.

 “비영리 자선단체에서 만났다. 우리 둘은 자선단체 활동을 하며 자연스럽게 가까워졌고 49ers 영입 제의를 받게됐다. 제드는 좋은 CEO 이전에 좋은 사람이었다. 그가 구단을 잘 이끌고 있어 영입 과정에서 별다른 어려움은 없었다.”

 - 대규모 투자 유치를 성사시켰다. 업무에서 본인의 강점은.

 “내가 진심으로 좋은 프로젝트라고 믿고 상대방에게 전하는 게 중요하다. 내가 확신하지 못하면서 다른 사람을 설득할 수 없다. 나는 진실하게 사람을 대해왔다. 그게 전부다.”

 - 많은 사람들이 성공 비결로 네트워킹을 꼽는다.

 “네트워킹보다는 실력을 쌓는 것이 먼저다. 대학 학점이 2.8이고 네트워크가 많은 사람과, 네트워크가 조금 부족해도 학점이 4.0인 사람이 있다면 대부분의 오너들은 후자와 일하고 싶어한다. 실력없이 네트워크만 쌓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 좋아하는 직장에서만 일했나.

 “지난 10년간은 주로 그랬다. 구글·유튜브·페이스북 등 항상 ‘재미’를 느끼는 곳에서 일했다. 유튜브에서 일할 때는 영상 보는 것에 빠져 살았다. 물론 졸업 후 적성에 맞지 않는 직장에 취직해 힘들었던 경험도 있다. 그때는 다른 문을 열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며 극복했다.”

 - 아내 민혜정씨와는 어떻게 결혼하게 됐나.

 “LA에 사는 백인 친구가 소개팅을 시켜주겠다고 했는데 한인이라고 해서 거절한 적이 있다. 한인 여성이 나한테 맞을 거라는 확신이 없었다. 얼마 후 친구들 모임에 나온 한 한인 여성에게 반했는데 그녀가 바로 내가 거절했던 상대였다. 결혼하기 위해 3년을 쫓아다녔다. 아내는 가장 든든한 조력자다. 아내와 의논하지 않고는 어떤 결정도 하지 않는다.(웃음)”

샌프란시스코 지사=최광민·황주영 기자
사진=최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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