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자, '분사'로 반도체 전문기업 변화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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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전자가 통신부문과 LCD(액정표시장치) 부문을 분사, 반도체 전문기업으로 변신한다.

현대전자 관계자는 25일 "반도체 부문의 수익성 악화를 막고 경영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반도체 전문기업으로 변신할 것"이라며 "늦어도 내년초까지 통신 부문과 LCD 부문을 분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미국 회계기준을 도입, 미국의 일류기업 못지않은 경영 투명성을 확보할 방침"이라며 "내년말에는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전자는 최근 금융시장에서 나도는 자금 위기론을 불식시키기 위해 외자유치와 보유주 매각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현대전자 관계자는 "미국 금융기관과 5천억-1조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추진중"이라며 "올해안에는 투자부적격등급(BBB-)에서 투자적격등급으로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전자는 또 자금 확보를 위해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업체인 미국 맥스터사지분과 반도체 후공정 전문기업인 CHIPPAC사 지분도 정리할 계획이다.

현대전자는 20억달러 이상으로 평가되는 맥스터사의 지분 36%를 가지고 있으며 현재 나스닥에 상장돼 주가가 15달러대인 CHIPPAC사 지분 10%, 550만주도 보유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현대전자의 최종 목표는 다각화된 제품군을 갖춘 반도체 전문기업"이라며 "2002년까지는 D램의 비중을 70% 이하로 낮추고 S램, 플래시메모리, 파운드리 분야의 비중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전자의 이같은 구조조정 계획에 대해 반도체 전문가들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면서도 중요한 것은 실천의지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한 반도체 애널리스트는 "현대전자의 전문화는 바람직하고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며 "하지만 확대경영에 미련을 가진 대주주 때문에 지금껏 이러한 길을 걷지 못했다는 것도 상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년초 반도체 경기가 더욱 악화될까지 구조조정을 하지 못할 경우 현대전자는 영원히 경쟁력을 상실할 것"이라며 "대주주의 실천의지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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