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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구조조정 의지 후퇴한듯"

중앙일보

입력

미국계 증권사인 자딘플레밍이 한국 정부의 구조조정 의지가 후퇴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투자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하는 의견을 내놓았다.

자딘플레밍은 25일자 보고서에서 "한국이 구조조정에서 다른 아시아 국가보다 많은 진전을 이뤄냈으나 최근의 증시 침체가 보여주듯 다시 신용위기를 겪고 있다" 고 평했다.

보고서는 부실채권으로 인한 손실이 여전히 저평가된 상태며 이미 매각된 부실자산 가운데 풋백 옵션이 내재된 것도 많아 여전히 위험에 노출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회사채의 30% 정도가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인 기업이 발행한 물량이나, 추가투입이 예정된 50조원의 공적자금 가운데 기업의 잠재부실에 대비한 충당금 설정에는 1조원만 배정돼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어 정부의 부실등급 기업에 대한 지속적인 보증지원과 비현실적인 상황인식을 감안할 때 정부의 회생불능 기업 청산에 대한 의지가 후퇴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또 현대문제 등에서 시장압박에 따라 강력한 조치를 시행하는 듯하다 시장이 불안해지면 다시 물러나는 등 모호한 접근방식을 반복하고 있다며 이같은 행태는 더 강력한 임시방편 조치만 불러온다고 꼬집었다.

보고서는 또 정부가 명료하고 지속적이며 현실적인 조치가 수반되는 의미있는 부실 청산절차를 밟지 못함에 따라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의가 필요하다며 한국 시장에 대해 아시아 4대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부정적인 '중립' 의견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자딘플레밍은 증시 회복을 위해서는 ▶금융권 내 부실자산의 완전한 정리▶회사채의 잠재부실에 대한 현실화▶회생불능 기업의 실질적인 청산 등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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