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유통업계, 부산지역 견학 잇따라

중앙일보

입력

부산지역 할인점이 외국계 대형 할인점의 진출을 앞둔 일본 유통업체 관계자들의 견학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일본 35개 유통업체 대표들은 25일 부산을 방문, 롯데 마그넷 사하점과 삼성테스코 홈플러스 서부산점 등 부산지역 할인점을 견학했다.

이들은 프랑스계 할인점인 까르푸의 일본 진출을 앞두고 부산지역 할인점들의 성공사례와 경영기법, 대책 등을 설명들었다.

이에 앞서 지난 12일에는 일본 유통업체 관계자 25명이, 13일에는 일본 구마모토(雄本)시 유통경제서클 회원 14명이 이마트 서부산점과 해운대점을 잇따라 방문했으며 지난 8월에는 일본 욧카이치(西日)시 상공회의소 회원 12명도 이마트 서부산점을 견학했다.

일본 3대 유통업체중 하나인 'JUSCO'사의 경우 임원 30여명이 지난 5일 홈플러스 서부산점을 방문한데 이어 지난 15일에는 도키와 토시지(常盤敏時) 회장이 직접 홈플러스를 찾아 까르푸와의 경쟁방법과 경영기법 등을 배워가기도 했다.

JUSCO사는 홈플러스 뿐만아니라 수시로 간부들을 보내 메가마켓 동래점과 이마트 등 부산지역 할인점들을 견학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형 업체뿐 아니라 일본의 소형 유통업체 관계자들도 관광을 겸해 3-4명씩 조를 이뤄 부산지역 할인점을 방문, 강의를 듣기도 한다.

특히 내년에는 일본 고교생들이 수학여행길에 정기적으로 이마트 서부산점을 방문하기로 하는 등 부산지역 할인점이 벤치마킹 대상뿐아니라 관광코스로도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부산에 진출한 외국계 할인점이 국내 할인점에 완패하다시피 하고 있어 까르푸진출을 앞두고 잔뜩 긴장한 일본 유통업체들이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심한 곳은 국내 할인점에 비해 5분의 1정도 밖에 매출액을 올리지 못하는 등 부산지역에 진출한 까르푸의 4개 점포가 전국의 다른 지역과 달리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밖에 부산지역은 이마트, 홈플러스, 메가마켓, 까르푸, 마그넷, 아람마트 등 국내.외 다양한 할인점을 모두 갖추고 있어 일본 할인점 관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견학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홈플러스 서부산점 김경재 점장은 "까르푸의 올 12월 일본 도쿄 진출을 시작으로 일본지역에도 외국계 할인점들이 잇따라 들어설 예정이어서 일본보다 할인점 시장이 발달한 우리나라로 많은 업체 관계자들이 견학차 방문하고 있다"면서 "특히 부산의 경우 외국계 할인점에 맞서 국내 업체들이 대체로 성공을 거두고 있고 다양한 할인점들이 들어서 있어 일본인들이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부산=연합뉴스) 박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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