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리뷰] 중국 수묵애니메이션 '피리부는 목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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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牧笛
· 감독 : 테웨이(特衛)

· 러닝타임 : 19분 41초
· 제작년도 : 1963년
· 제작 : 상하이 애니메이션 필름 스튜디오

소와 피리부는 목동의 우정을 감미로운 피리소리와 소년을 꿈을 통해 그려낸 수작.
애니메이션을 속속들이 모르는 사람이라도 중국 애니메이션 중 목동이 피리를 부는 장면의 수묵 애니메이션이라면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 만큼 이 작품은 중국의 색깔이 짙게 깔려있어 한번 보면 잊어버리지 않을 정도로 기억에 남는다. 중국 애니메이션이라 한번에 알 수 있을 만큼 표현된 수묵기법과 피리음향은 독특하고 중국색이 짙다.

나른하고 더운 여름날, 피리를 부는 어린 목동이 소를 타고온다. 목동은 소를 타고 거닐다 나무에 올라가 쉬기도 하고 노랑새 노래와 피리소리를 겨루기도 한다. 소년은 나무위에서 소를 잃고 찾아다니는 꿈을 꾸다가 깨어난다.

대사가 없이 피리소리의 음악만으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현실과 소년의 꿈, 두 부분으로 이야기가 구성되어 있다. 소년의 꿈을 나타내는 부분은 독자들이 꿈속인지 알 수 있도록 첫 도입부분을 몽환적으로 처리했다.

〈피리부는 목동〉에서 눈 여겨 볼만한 장면은 너무도 많은데 그 중에서도 가장 훌륭한 장면을 꼽으라면 목동이 소를 타고 연못으로 들어가는 장면일 것이다. 한지에 아무 색도 칠하지 않은 그대로를 물로 표현한 것이며, 붓으로 한번에 그린 듯한 나뭇가지에 노랑새가 이리저리 옮겨다니는 장면, 나른한 여름날 느릿느릿 걸어가는 소의 걸음걸이 등은 63년 작품이기에 더욱 놀라게 한다. 이 작품은 덴마크 국제동화영화제 금상, 안데르센 동화상을 수상했다.

1915년에 출생하여 1935년부터 49년까지 만화가로 활동한 테웨이 감독은 중국을 대표하는 애니메이터다.
풍자만화집인 〈풍운집〉을 홍콩에서 출판하기도 한 그는 49년부터 장춘 동북영화제작소(동북전영제편창)
에서 연출을 맡다가 57년에 상해만화영화제작소를 창설하여 독립했다.

수묵화가 겸 만화가인 테웨이 감독은 수묵 애니메이션을 연구 개발하여 붓그림을 독자적인 기법으로 애니메이션에 적용시켰다. 1960년 탕떵과 함께 제작한 〈올챙이는 개구리 새끼〉에서도 이 기법을 선보였다.

Joins 이연수 기자 <fantast@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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