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로마의 휴일〉

중앙일보

입력

오드리 헵번과 그레고리 펙 주연의 영화 〈로마의 휴일〉(1953년작)을 기억하는 중년관객을 겨냥한 뮤지컬 〈로마의 휴일〉이 무대에 오른다.

28일~11월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영화의 줄거리를 그대로 인용한 뮤지컬 〈로마의 휴일〉은 2년전 일본 최대 제작사인 도호(東寶)뮤직 코퍼레이션이 미국 파라마운트사로부터 저작권을 사들여 초연한 작품. 국내에서는 신시뮤지컬컴퍼니가 저작권을 입수, 극단 유와 공동 제작했다.

그레고리 펙이 맡았던 신문기자 조 역할을 유인촌씨가, 전세계에 짧은 커트머리를 유행시킨 오드리 헵번의 앤공주역은 김선경씨가 맡는다.

〈사운드 오브 뮤직〉〈드라큘라〉 등 여러편의 뮤지컬에서 가창력과 연기력을 인정받은 김선경씨가 청순무구한 앤공주역을 어떻게 소화할지가 관심거리다.

영화의 명장면으로 꼽혔던 대사관 연회장과 스페인 광장·진실의 입·기도의 벽 등이 무대 세트로 똑같이 재현되며, 두 사람이 스쿠터를 타고 로마의 거리를 활보하는 대목에서는 유인촌씨와 김선경씨가 실제 스쿠터에 몸을 싣고 무대위를 누빌 계획이다.

일본의 유명한 영화음악 작곡가인 오시마 미치루의 음악 20여곡이 로맨틱한 극의 분위기를 이끌어간다.

이번 작품은 그간 음악과 춤 위주의 브로드웨이식 뮤지컬과 악극 사이에서 소외된 30~50대 중년 관객들을 극장으로 끌어들이자는 취지로 기획된 것이다.

극단은 〈로마의 휴일〉 흥행여부에 따라 내년부터 중년들의 감수성을 자극하는 작품들을 매년 한편 이상 제작할 계획이어서 국내 뮤지컬계의 판도를 바꿔놓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후 4시·7시30분. 1588-7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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