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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클럽탐방] 잉글랜드의 총잡이들, 아스날(Arsenal)

중앙일보

입력

99-00시즌 UEFA컵 결승전에서 터키 갈라타사라이에게 아쉬운 패배를 당했던 아스날(Arsenal)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리버풀과 함께 잉글랜드 3대 명문 클럽으로 꼽힌다.

1886년에 창단된 아스날은 지금까지 리그 우승 11회, FA컵 7회, UEFA컵 1회, 컵 위너스 컵 1회 우승이라는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아스날(arsenal : 병기고)'이란 클럽 명칭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아스날은 원래 울위치 무기 공장의 노동자들을 주축으로 만들어졌다. 이후 '다이얼 스퀘어(Dial Square)', '로열 아스날(Royal Arsenal)' 등으로 불렸던 아스날은 1891년 '울위치 아스날(WoolWich Arsenal)'이란 이름의 프로구단으로 공식 출범했다.

1893년 2부 리그에 편입된 아스날은 1904년 1부 리그로 처음 승격됐다. 1부와 2부리그를 오르락 내리락하던 아스날이 1부 리그의 터줏대감으로 자리를 잡은 것은 1919-20시즌. 아스날은 1919년 이후 단 한번도 2부 리그로 떨어지지 않음으로써 이 부분에서 잉글랜드 최고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

런던을 연고지로 하는 아스날에게는 '숙적' 토튼햄이 있다. 같은 지역을 연고지로 하고 있다는 점 외에도 토튼햄은 전통적으로 아스날에게 깊은 원한을 품고 있다.

15-16시즌 1부리그 최하위를 차지했던 토튼햄은 1차대전 이후 재개된 19-20시즌에서 1부리그 잔류가 유력했다. 원래 1부리그 하위 2개팀은 2부리그 상위 2개팀과 자리이동을 해야하지만, 1919년에는 1부리그가 2개 팀이 더 늘어났기 때문.

그러나 아스날 구단주 헨리 노리스 경은 모종의 조치를 취했고, 결국 토튼햄은 2부리그로 떨어졌다. 이때부터 토튼햄은 아스날만 보면 이를 갈고 덤벼들기 시작했다.

아스날은 1925년 허버트 챔프먼이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잉글랜드 최고의 명문구단으로 발돋움하기 시작했다. 챔프먼의 명조련 속에 아스날은 26-27시즌 리그 2위, 27-28시즌 FA컵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강자로의 기초를 다지기 시작했다.

1930년 아스날은 FA컵 우승으로 그들의 화려한 '30년대'를 열었다. 31-32시즌 첫 리그 우승을 차지한 아스날은 30년대에만 5번의 리그 챔피언과 2번의 FA컵 우승을 거머줬다.

톰 휘태커 휘하, 2번의 리그 우승(47-48시즌, 52-53시즌)과 1번의 FA컵 우승(50-51시즌)을 차지했던 아스날은 휘태커의 사망과 함께 구단의 재정이 악화되기 시작한 1956년부터 점차 쇠퇴기에 접어들었다.

1970년 UEFA컵 우승으로 재기에 성공한 아스날에게 1971년은 클럽 역사상 최고의 해였다. 바로 리그 챔피언과 FA컵을 동시에 거머진 것.

특히 아스날은 난적 토튼햄을 1-0으로 꺾고 리그 챔피언을 확정지은 며칠 후, 찰리 조지의 연장전 결승골로 리버풀을 꺾고 FA컵 우승을 차지하는 기쁨을 맛봤다.

아이러니하게도 10년 뒤인 1981년은 아스날에게 '아픔의 해'였다.

79, 80년에 이어 3년연속 FA컵 결승 진출이라는 금자탑을 세운 아스날은 결승전에서 웨스트 햄에 0-1 분패를 당한 다음, 컵 위너스 컵 결승에서 발렌시아에게 다시 승부차기끝에 패하고 말았다.

1986년 조지 그레엄이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아스날은 다시 최강자의 면모를 되찾기 시작했다.

그레엄은 재임 8년동안 아스날을 3번의 리그 챔피언을 포함한 6번의 메이저대회 우승으로 이끌었다.

프리미어 컵의 창립연도이기도 한 92-93시즌 아스날은 FA컵과 코카콜라컵에서 우승하면서 역사적인 '컵 더블(Cup Double)'을 차지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두번의 결승전 상대가 모두 셰필드였다는 것.

94-95시즌에는 코펜하겐에서 이탈리아 팀인 파르마를 꺾고 첫 컵 위너스 컵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각종 컵 대회의 우승은 정규 리그의 부진으로 빛이 바랬고, 시즌이 끝난 후 그레엄 감독은 경질됐다.

아스날 '현재의 모습'은 1995년부터 다져지기 시작했다. 95년 아스날은 세계적인 스트라이커 데니스 베르캄프(네덜란드)를 영입하는데 성공했고, 96년에는 프랑스인 아스네 웽거를 감독 자리에 앉혔다.

97-98시즌, 아스날은 프리미어 리그와 FA컵 우승으로 두번째 '더블' 시즌을 맞이했다. 특히 1월까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승점에서 13점 차로 뒤지던 아스날은 막판 거침없는 10연승으로 1점차의 짜릿한 리그 우승을 경험했다.

그러나 아스날은 98-99시즌, 99-00시즌 연속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이어 2위에 그치고 말았다.

00-01시즌에도 아스날은 프리미어리그의 강력한 우승후보 중 하나다. 이제 아스날의 '총잡이들(The Gunners : 아스날의 애칭)'은 맨체스터를 꺾는 그날만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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