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2연패 뒤 첫승

중앙일보

입력

나가시마 감독이 모처럼 활짝 웃었다.

홈 2연전에서의 연패로 어쩌면 1년 농사를 이대로 마감해야 했을지 모르는 요미우리는 그간 부진의 늪을 헤매었던 중심 타선이 대폭발하며 9대3으로 대승하면서 한숨을 돌렸다.

요미우리 승리의 1등 공신은 8이닝 동안 8안타 무사사구 3실점으로 역투한 우완 에이스 우에하라 고지와 1, 2차전에서 9타수 무안타의 부진을 보였으나 이날 투런 홈런 포함 3안타를 몰아치며 공격을 주도한 타카하시 요시노부.

시합은 1, 2차전과 마찬가지로 요미우리의 선제 공격으로부터 시작되었다. 2회초 마르티네즈의 볼넷에 이은 '이날의 히어로' 다카하시의 우월 투런으로 선취점을 뽑은 것. 이후 니오카의 2루타에 이은 무라타의 적시타로 한점을 더 얹어 3대0으로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다이에는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곧이은 2회말 공격에서 'ON 시리즈의 스타'로 떠오른 죠지마의 중월 솔로홈런으로 1점을 따낸 뒤, 후속 타자 아키야마의 좌전 2루타, 이구치의 중전안타에 이은 도루로 추가점 찬스를 만들었고, 이때 시바하라의 우전 2루타로 순식간에 승부의 균형을 원점으로 되돌렸다. 3대3 동점.

요미우리로서는 1, 2차전의 악순환이 다시 떠오를 수 밖에 없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이었다. 역시 에이스는 이럴 때 빛나는 투구를 보여주는 것이다. 우에하라는 코너 코너를 찌르는 빠른 직구와 포크볼의 배합이 절묘히 이루어지며 다이에 타선을 농락했고, 그 사이 요미우리의 타선은 착실히 점수를 보태나갔다.

기요하라와 다카하시의 연속안타로 시작된 3회초 공격에서 요미우리는, 니오카와 무라타의 연속 2루타 등으로 대거 4득점, 긴장감 속에 투구를 하고 있던 우에하라의 마음을 한결 편하게 해주었다. 그리고 7회초, '고질라' 마쓰이가 자신의 시리즈 2호포인 우중월 투런을 작열, 다이에의 전의를 꺾어 버렸다.

요미우리 승리의 요인은 분위기의 대변신. 시즌 중의 성적을 거의 고려하지 않고 현재의 컨디션 순으로 다시 타순을 변경, 3번에 기요하라, 5번 마르티네스, 6번 타카하시를 배정하고 6타수 1안타의 부진을 보이던 에토를 선발에서 제외 시키는 등 선수들의 분발을 요구하는 타순으로 결국 중심 타선의 대폭발을 유도한 것.

다이에는 선발 라지오가 3회까지 7실점 하는 난조를 보여, 그토록 자랑하던 '중간 계투 시스템' 한번 제대로 이용치 못하고 대패를 당했다. 게다가 마쓰나카, 죠지마 등과 함께 팀의 주포 역할을 해야할 고쿠보 마저 옆구리 부상으로 중간에 교대되어 팀 분위기가 다소 악화된 상태.

고쿠보는 물리 치료만을 받은 채 그대로 남은 시리즈의 출장을 선언한 상태이지만, 결코 좋은 몸상태가 아닌 현재의 그가 얼마나 팀 타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다이에는 포수 죠지마가 2회말 중월 솔로홈런을 날리며 과거 니시데쓰의 3루수 나카니시와 '사상 최고의 용병' 한신의 바스가 기록했던 일본 시리즈 3게임 연속 홈런의 3번째 주인공으로 등극한 것에 만족해야 했다.

후쿠오카 돔 사정에 의해 24일과 25일 이틀을 쉰 뒤 26일 후쿠오카돔에서 치러지는 시리즈 4차전은 이번 시리즈 전체로 놓고 봤을 때 가장 중요한 경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나 이 경기는 26일 NHK 위성인 BS 1에서 방송이 예정 되어 있어 일본시리즈 시청에 목말라 하던 국내의 많은 야구팬들의 기대를 한 껏 모으고 있다.

여전히 여유로운 왕정치 감독의 다이에가 다시 달아 날 것인가, 타선의 집중력이 살아난 나가시마 감독의 요미우리가 이대로 질주할 것인가, 지금 야구팬들의 관심은 26일의 후쿠오카 돔에 집중 되어 있다.

- 제 3 차전 결과 ; 요미우리 9 - 3 다이에
(승) 우에하라 1승 (패) 라지오 1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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