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값 폭락에도 소비자가는 여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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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춘천시 후평동 M고기집의 삽겹살 값은 1인분(4백g)에 6천원이다. 지난해부터 받던 값 그대로다.

산지 돼지값이 절반 정도까지 폭락했어도 중간업자로부터 공급받는 삽겹살(냉장육)값이 1㎏에 8천2백원으로 예전보다 3백원밖에 떨어지지 않아 음식값에 반영할 수 없다는 것이 주인의 설명이다.

산지 돼지값이 반영되지 않은 것은 음식점 뿐 아니다. 춘천시 석사동 M식육점은 5천원(5백g)이던 삽겹살 값을 이달부터 5백원(10%)내린 4천5백원을 받고 있다.

중간업자로부터 공급받는 중질의 삽겹살 값이 6천3백원(1㎏)으로 예전 그대로라는 것. 축협판매장을 제외한 강원도내 상당수 정육점들이 이같이 산지 돼지값이 떨어진 것 만큼 고기값을 내리지 않고 있다.

강원도내 산지 돼지값은 평균 11만원(1백kg짜리 어미돼지). 지난 7월 19만7천원에 비해 44%가 폭락했다.

생산원가 15만7천원에도 못미치는 값이다. 이 때문에 강원도와 농협등은 양돈농가 보호를 위해 자율적인 생산 감축 유도와 함께 돼지고기 소비 촉진운동에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돼지 소매가격은 거의 그대로여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도가 최근 춘천.원주.강릉 등 3개 도시에서 매장별 돼지 고기값을 조사한 결과 소비가 많은 삽겹살의 경우 내림폭이 4~26%에 그쳤다.

소비가 덜한 전.후지의 경우 3개 지역 축협판매장은 50% 내외로 값을 내렸으나 일반 정육점과 대형마트는 12~20% 정도만 값을 내렸다.

강원도청 홍덕표(洪德杓)축산과장은 "중간업자들이 구제역 파문으로 수출길이 막힌 등심과 안심의 재고 부담을 목살과 삽겹살에 반영하기 때문에 공급가가 떨어지지 않는 것 같다" 고 말했다.

춘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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