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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오피스는 썬의 최후 생존자인가?

중앙일보

입력

필자는 스타오피스에 대한 조사를 포기했는데 이제 그 이유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본다.

처음 스타오피스에 대해 들었을 때 아마 MS의 오피스와 맞먹는 애플리케이션 스위트가 독일에서 나온 것이라 생각하면서, 필자는 근 3년 동안 실제 카피를 얻어보려고 애썼다. 그러나 회사측으로부터 정기적으로 소식을 들었지만 어떤 소프트웨어도 출현하지 않았다.

멀티플랫폼인 오피스 경쟁 제품이 썩 괜찮은 아이디어인 것 같다고 여겨졌던 때가 있었다.

유닉스를 데스크탑 세계의 참여자로 만드는 것이거나 혹은 한물 간 자바 기반의 기기들에게 생명을 불어 넣어주는 그런 부류였기 때문이다. 상황이 제대로 돌아간다면, 스타오피스는 이 영역에서 큰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필자는 스타오피스 데모 버전을 몇 번 본 것 같긴 하지만 책상에는 디스크 한 장 없다.

그건 몇 년 전 일이었다. 스타오피스는 매우 지키기 힘들어 보이는 약속들을 했고 업계의 주목도 거의 받지 못했다.

중요한 시기를 놓친 스타오피스는 저명한 데스크탑 애플리케이션 벤더인 썬 마이크로시스템즈에게 매각됐다.

그리고 오늘날 썬은 스타오피스를 공개 소스 코드 영역으로 이동시키고 자칭 ''강인한 개인주의자들''이라는 그룹을 미래의 크로스 플랫폼 오피스 스위트를 만들어낼 능력으로 무장시키고 있다.

얼마만큼의 수익을 낼 것인가

우리가 리눅스 깃발을 흔들며 선창에 서서 450명의 강인한 개인주의자들을 배에 실어 바다에 띄워 보내는 것처럼 보이는가? 그들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리라 예상하면서 말이다.

전쟁과 모험에는 많은 사상자들이 따르기 때문에 필자는 그들이 최소한 그것을 즐길 수 있길 바란다.

필자는 넷스케이프가 커뮤니케이터 6용 공개소스 Mozilla.org를 런칭했을 때 했던 말을 반복할 것이다.

이것은 절망적인 행동이다. 상업 소프트웨어는 해당 벤더가, 시장이 진정한 개발 노력을 뒷받침해주지 않는다고 판단할 때까지는 무료 소프트웨어가 되지 않는다.

기업들이 아무 때나 관대한 것은 아니다. 때로는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만들면 하드웨어 판매나 MS를 골탕먹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계몽된 이기주의'' 관점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제일 먼저 ''얼마만큼의 수익을 낼 것인가''를 계산하게 마련이다.

AOL에 매각된 후 넷스케이프가 소프트웨어 기업에서 미디어 기업으로 변신한 것을 고려하면 이것은 넷스케이프의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됐다.

하지만 스타오피스의 경우는 사실상 다르다. 썬에게 스타오피스는 주요 사업이라기보다는 장난감에 더 가깝다. 따라서 공개 개발을 위해 소프트웨어를 내놓는 것은 그다지 대단한 일이 아니다.

스타오피스가 각 특징별로 MS를 따라잡을 수 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따라서 손해볼 것도 별로 없다. 코드를 공개하면 득이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이건 부가적인 것이므로 크게 흥분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분명히 뭔가 재미있는 일이 벌어질 것이고 필자는 그것을 목격하고 싶다.

공개 소스에서 탐욕은 금물

필자는 공산주의가 비록 실현 가능성은 희박하다 할지라도 그것을 매력적인 것으로 생각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공개 소프트웨어에 매력을 느낀다.

공동선을 위해 사는 세상이라면 얼마나 멋진 일인가? 부랑자들도, 범죄도 없는 세상, 한 사람이 모두를 위해 존재하고 모든 사람이 한 사람을 위해 존재한 세상. 그런 세상이 실현된다면 그것은 천국일 것이다.

하지만 그런 세상은 실현되지 않는다. 우리가 진보할 수 있는 주원인은 사람들이 탐욕스럽기 때문이다. 공개 소스 코드는 간접적인 방식을 제외한다면 탐욕을 충족시켜주지 않는다.

리눅스, 넷스케이프 6, 스타오피스에 무엇을 추가시킨다해도 그것으로 부자가 되지는 못한다.

코발트 사람들은 다른 동맹 기업들과 함께 리눅스를 적어도 부분적으로나마 그들의 운영체제로 사용한다.

왜냐하면 MS에게 돈을 지불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무료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것은 기업들의 비용을 절감시켜주고 소비자에게도 부담을 덜어준다.

기업 소비자들은 리눅스가 유용하기 때문에 그리고 MS나 유닉스 기업들에게서 운영체제를 구입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리눅스를 좋아 한다. 하지만 리눅스는 지원비용, 하드웨어 판매 등으로 그것를 둘러싼 산업을 형성하기에 충분한 사업이 되고 있다.

어떻게 이런 등식이 애플리케이션 영역에 적용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MS가 자신의 어깨 너머를 살펴보게 만들 만큼 대단한 방식은 아닐 것이다.

괴짜들은 스타오피스를 사용할 것이다. 하지만 그들 스스로 그것을 지원하지 않는 한 오피스 스위트를 지원할 괴짜들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그 점이 실질적으로 가장 중요한 사실이다. 이런 이유로 필자가 무료 소프트웨어에 깊은 공감을 느끼고 상당한 금액의 돈을 들이는 썬의 행동에 감사하면서도 그저 이번에도 필자의 예측이 빗나간 것으로 판명되기를 바랄 뿐이다.

필자는 무료 소프트웨어 인력들이 그 위업을 잘 감당하길 바란다. 하지만 아쉽게도 아직까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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