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발전에 2억 달러 쏟아부은 구글 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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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미국 정보기술(IT) 기업인 구글이 올해 풍력발전 투자를 더욱 늘린다. 하지만 이른바 ‘문어발식 확장(무차별적인 사업 다각화)’은 아니다.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전기 먹는 하마’인 서버를 구동하기 위해서다.

 구글 데이터센터 매니저인 개리 데마시는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재생 가능한 에너지 가운데 현재 가장 경제성이 뛰어난 쪽이 바로 풍력발전”이라며 “풍력발전에 대한 투자를 더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지난해까지 재생 가능한 에너지에 9억1700만 달러(약 1조300억원)를 투자했다. 이 가운데 3분의 2 정도인 6억2200만 달러가 태양광발전에 투입됐다. 하지만 태양광발전은 풍력보다 두 배 정도 비싸다.

 블룸버그통신은 “구글은 태양광발전에도 막대한 자금을 투자했지만 정작 서버를 작동시키는 데 태양광전기를 활용하고 있지는 않다”며 “구글은 올해도 태양광발전 투자를 계속할 계획이지만 더 많은 자원을 풍력발전에 투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구글은 이미 풍력발전 시장에서 큰손이다. 지난해 LA 인근 풍력단지인 알타윈드에너지센터와 모하비사막 풍력단지에 1억5700만 달러를 투자했다. 또 오리건주 알링턴 근처에 있는 풍력단지 건설엔 1억 달러를 투입했다. 이 단지가 완공되면 세계 최대 풍력발전단지가 된다. 구글은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엔진 업체다. 해마다 전기 226만㎿ 정도를 소모했다. 이 가운데 30% 정도가 풍력 등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충당됐다. 덕분에 구글은 그린기업 이미지를 키울 수 있었다.

 풍력발전 투자 확대엔 경제적 이익도 뒤따른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2009년 경기부양을 추진하면서 재생 가능한 에너지 투자에 대해선 세금을 깎아 주기로 했다.

 구글은 지난해 5월 송전 네트워크 건설에 5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송전망 400㎞를 건설해 대서양 해상 풍력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미국 동부 연안 도시로 끌어오기 위해서다. 또 풍력발전에서 생산된 전기와 화력·원자력 등에서 생산된 전기를 교환하기 위해 전력회사와 협약을 해 놓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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