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통신업체들, 중국CDMA 진출 `잰걸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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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주룽지(朱鎔基) 중국 총리간 회담에서 한국기업들의 중국CDMA시장 참여를 합의함에 따라 중국 CDMA시장 진출을 준비중인 국내 통신업체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세계 최대시장인 중국이 제2 이동통신사업자인 차이나유니콤을 CDMA 주관사업자로 지정하고 빠르면 11월말 3-4개 합작기업을 선정, 향후 5년간 단말기시장과 시스템 시장이 각각 230억달러, 73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CDMA망을 구축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CDMA 도입이 예정대로 추진될 경우 중국은 현재 6천500만명에 달하는 유럽방식인 GSM 이동통신 가입자와 함께 향후 5년간 CDMA 이동전화 가입자가 7천만명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이동통신시장으로 부상하게 될 전망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비스사업자인 SK텔레콤을 비롯해 통신장비제조업체인 LG전자, 삼성전자, 현대전자 등 국내 통신업체들은 중국의 CDMA도입이 확실시된다는 판단아래 다각적으로 진출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중국의 CDMA사업자인 차이나 유니콤(연합통신)과 베이징(北京), 상하이에서 CDMA 기술교류회를 개최했으며 지난 2월에는 양사간 포괄적 협력 협정서를 체결하는 등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차이나 유니콤이 연말께 CDMA이동전화 서비스를 상용화 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상호로밍, CDMA운용기술 및 인력교류 등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지난해 중국 꽝조우(廣州)에 CDMA WLL합작법인 `LG-TOPS''을 설립한 데 이어 지난 6월에는 중국 최대의 통신장비제조업체인 중흥전신(中興通訊, ZTE)과 심천에 CDMA 시스템 공동 개발 및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 중흥-LG이동통신유한공사를 설립하는등 중국 CDMA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자본금 3천만달러로 설립된 CDMA 합작법인은 하반기중 생산시설 및 판매망을 갖춰 빠르면 연말부터 CDMA 이동통신 시스템 생산에 나설 계획을 갖고 있다.

LG전자는 유선인프라가 취약한 중국 중서부 지역에 대해서는 각 지역 통신사업자들을 대상으로 무선가입자망(WLL) 공급을 확대하는 한편, 중앙정부에서 실시하는 이동전화사업에는 중국의 유력 통신장비업체와의 합작을 통해 장비공급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군부내 800㎒주파수 대역을 이용, CDMA시범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세기이동통신(舊 장성공사)과 함께 지난 98년 상하이에 CDMA 상용망을 개통한 바 있다.

이 회사는 중국국무원의 지침으로 세기이동통신의 셀룰러자산이 차이나 유니콤으로 이관됨에 따라 차이나유니콤에 장비를 공급할 수 있는 유치한 위치에 있는 것 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까지 세기이동통신에 약 9천만달러(12개 교환국 및 5백여개 기지국)외에도 2003년까지 총 20억달러에 달하는 CDMA장비 독점 공급권을 얻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스템 부문에서 상하이벨과 단말기 부문에서 커지엔(科健)과 합작 계약 체결, CDMA 기술이전 및 차세대 동기식 제품인 cdma2000-1X(EV) 생산, 판매, 개발 위한현지체제 구축 완료한 상태다.

현대전자의 경우 중국 교홍전신과 CDMA 사업의 공동추진을 위해 합자회사 설립을 추진중이며 회사 설립이후 중국 정부로부터 CDMA 관련 사업을 위한 영업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특히 현대전자의 중국측 파트너인 교홍전신은 지난 8월 중국의 정보신식부로부터 2.5세대 및 3세대 CDMA 기술 연구사업체로 최종 지정돼 향후 현대전자의 중국 CDMA 사업추진에 청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세계최대의 통신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이 CDMA를 도입할 경우 CDMA를 세계최초로 상용한 한국기업들이 기술력이나 운영노하우 측면에서 미국의 루슨트테크놀로지, 모토로라 등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국내 기업들의 중국CDMA 진출 전망이 매우 밝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중국정부가 최대 경쟁국으로 보고 있는 미국의 기술인 CDMA를 전폭적으로 지지할 지는 여전히 미지수"라면서 "한국기업들도 이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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