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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남동 로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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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요리 가운데 우리 입맛에 가장 친근하게 와닿는 것은 아마도 이탈리아 음식일 게다.

빈대떡을 닮은 둥그런 피자, 비빔국수를 연상케 하는 스파게티, 속풀이 해장국과 흡사한 야채수프, 게다가 이들 음식에 많이 쓰는 마늘이나 고추 등 양념류는 비록 지구 반대편의 음식이지만 우리에게 동질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서울 한남동에 있는 '로툰다(Rotunda, 02-792-4123)'에서 만나는 이탈리아 음식은 현대식으로 개조한 한식레스토랑에서 우리네 반가(班家)집 상차림을 받는 듯하다.

우선 갤러리를 연상케 하는 분위기와 잔잔한 실내음악은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사랑방에 앉은 것 같은 편안함을 준다.

한 켠의 마련된 유리돔을 통해 들어오는 가을햇살은 우리네 툇마루의 그것과 다를 것이 없다.

내는 음식도 정갈하다. 피자를 만두처럼 만들어 오븐에서 갓 구워낸 카르초네는 바삭한 피자크러스트 안에서 햄과 치즈가 뜨겁게 감칠 맛을 더한다.

주방에서 직접 빚은 파스타 면에 시금치와 치즈로 속을 채워 돌돌 말아 만든 까날로니는 입안에서 살살 녹는데 뒤늦게 숨겨져 있던 호도가 씹히는 맛은 고소하며 정겹기까지 하다.

이곳에서는 스파게티·페투치니 등 5종의 파스타 면에 7가지 다양한 소스가 마련돼 있어 선택에 따라 35종의 파스타를 맛볼 수 있다.

고르기 어려우면 메뉴판에는 없지만 '믹시드파스타'를 주문하면 된다.

주방장이 해물모듬소스·버섯크림소스·핑크소스 등으로 만든 3가지 파스타가 한 접시에 나오는데 어느 맛도 부족함이 없다.

특히 로툰다에서는 가정식으로 이탈리아 요리를 메뉴판에 상관없이 주문하는 대로 만들어주기도 하는데 이태리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성악가나 미술가들이 '추억의 맛'을 찾아 즐겨 이용한다고 한다.

식탁 옆 원형 홀에서는 가끔 콘서트도 열린다. 운이 좋으면 공짜로 연주를 즐기며 식사할 기회를 얻는 셈. 값은 피자·라쟈냐·파스타 등은 1만2천~1만6천원, 닭고기·쇠고기·생선요리는 2만2천원, 점심코스요리는 3만5천원이다.

영업시간은 정오부터 오후 11시이고 일요일은 쉰다. 좌석수는 40개, 주차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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