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는 휴머니즘의 문제 수꼴·좌빨 함께 중국에 압력을”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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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호 01면

-진중권이 변했다는데 사람이 변한 건가 아니면 분석 각도가 변했나. 나꼼수와 싸우던데 진영논리로 보면 같은 편 아닌가.
“저는 진영논리를 항상 반대해왔다. ‘진보든 보수든 잘못은 비판하고, 잘하면 칭찬하자’는 입장이다. 말을 바꾸고 왔다갔다 한 건 자기들(진보) 아닌가. 같은 비리도 저쪽이 저지르면 막 비판하다가 우리 쪽이 그러면 감싸고. 곽노현 교육감에 대해 그랬다. 한나라당 비판하던 놈이 왜 우릴 비판하느냐, 변절했다 하는데 황당하다. 진보든 보수든 모든 언론이 당 기관지처럼 활동하고 대중을 선동해 정치 행동으로 끌고 가려는 건 유럽의 1930년대 현상이다. 우리가 아직 그러고 있으면 일종의 문화 지체현상이다.”

좌파 논객 진중권 전방위 인터뷰

-당신도 민주통합당에서는 좋은 점을 많이 보고 새누리당에선 그렇지 않을 텐데.
“아니다. 진보 정당 지지자의 입장에선 두 당의 차이가 별로 크지 않다. 다만 정치적인 리버럴함, 부패, 논리의 황당함 등에서 양적 차이는 분명히 있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는 문제가 없다고 보나. 과열 아닌가.
“자동차 사고가 많다고 자동차를 포기하고 살 수는 없다. ‘비행기와 함께 사고도 발명됐다’는 말처럼 SNS와 함께 그 부작용이 발명됐다고 본다. 부작용 때문에 SNS를 무시하고 살 수는 없다.”

-스스로는 항상 같은 자리라고 하지만 변화하는 스펙트럼을 기준으로 보면 ‘우클릭’했다는 인상을 주는 것 아닌가.
“제가 보기엔 오히려 나꼼수가 우클릭을 했다. 곽 교육감 감싸는 게 옛날 한나라당 하던 식 아닌가. ‘우리가 남이가’라는 식 말이다. (나꼼수의) 비키니 발언, 곽 교육감 발언, 음모론 펼치는 것 등이 다 우클릭이라고 생각한다. 이건 꼭 넣어달라. 나꼼수에는 분명한 의미가 있다. 긍정과 부정의 비율이 2대 1 정도다. 이건 SNS의 특징이기도 하다. 나꼼수는 내 취향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그냥 안 들으면 된다.”

-나꼼수는 너무 상스럽지 않은가.
“말은 점잖게 하면서도 상스러울 수 있다. 사고방식이 천박하고 말이 안 되는데, 어법만 굉장히 점잖게 얘기하면 그렇다. 그게 우리 사회의 큰 문제다. 콘텐트가 천박한 거다. 하지만 그걸 지적할 때 “이 씨XX”이라고 욕하면서 지적할 수 있다. 그건 진정한 의미의 천박함은 아니다. 예를 들어 지금 노는 걸 김삿갓 놀이에 비유할 수 있다. 온갖 조잡한 말이 있지만 그 안에는 양반계층에 대한 비판, 풍자가 들어가 있다.”

-나꼼수가 다양한 욕설 신조어도 만들어 내던데, 점잖음을 요구하지 말라는 건가.
“형식이 다르다는 것이다. 팟캐스트는 토론도 아니고 논쟁도 아니다. 생각이 같은 네 명이 나와 흔히 말하는 ‘뒷담화’를 하는 거다. 저도 신문에 기고할 때, 트위터에 올릴 때, 인터넷에서 싸울 때 문체가 다르다. 나꼼수에 대해선 보다 본질적인 부분을 짚어야 한다. 예를 들면 과도하게 음모론에 의존하는 것이다. 나꼼수가 괴담을 만든다는 중앙일보 기사도 봤지만 실제 음모론은 BBK와 선관위가 디도스 공격에 가담했다는 두 가지 정도더라. BBK는 음모론이라기보다 다시 끌고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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