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구팀, 2억5천만년 전 미생물 되살려

중앙일보

입력

미국 과학자들이 2억5천만년 동안 가사(假死) 상태에 놓여있던 미생물을 되살리는데 성공, 지구 생명체의 씨앗이 우주에서 왔다는 이론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웨스트 체스터대 연구팀은 영국 과학전문지 `네이처'' 최신호에서 "뉴멕시코주 지하 569m에서 발견된 소금 결정 내 소금물 속에 들어있던 미생물 뽑아내 되살리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소금물 속에 있던 이 미생물은 2억5천만년 전인 후기 이첩기(Permian)에 결정 속에 갇혀 지금까지 살아남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9-3''으로 명명된 이 박테리아는 유전자 서열분석 결과 포자를 형성하는 바칠루스속(屬) 미생물의 조상이며 사해의 퇴적층에서 발견된 바칠루스 마리스모르투이라는 고대 미생물의 친척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 연구결과가 학계에서 인정되면 2-9-3 미생물은 고대생물이 살아있는 상태로 발견된 것으로는 새로운 기록을 수립하게 된다. 지금까지는 2천500만-4천만년 전에 살던 박테리아를 살려낸 것이 최고였다.

연구팀은 이 미생물이 들어있던 소금 결정이 1998년 10월 뉴 멕시코 칼스배드의 쓰레기 처리장 터파기공사 중 발견됐으며 엄격한 살균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현대 미생물에 전혀 오염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이번 연구는 박테리아가 안정한 지질 물질 내에서 생존할 수 있는 기간이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배이상 길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브리스톨대 존 파크스 교수는 논평에서 "이 연구결과가 다른 연구를 통해 입증된다면 미생물 생존능력에 대한 우리 생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또한 미생물이나 DNA를 가진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해 생명체가 생겼다는 이론을 뒷받침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생명의 씨앗이 우주에서 왔다는 이론은 생명체가 바위 속에 들어있고 산소가 없을 경우 수백만년이 걸릴 수 있는 은하 여행 동안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느냐를 설명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약점으로 여겨져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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