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등 관련업계 중국진출 분주]

중앙일보

입력

주룽지(朱鎔基)총리의 방한으로 중국의 보험.통신시장 진출에 대한 관련 업계의 기대가 부풀어 오르고 있다.

◇ 보험시장=朱총리는 18일 굳게 닫아걸었던 12억 중국 보험시장의 문을 한국에도 열어줄 방침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위해 1998년 보험시장 개방원칙을 발표, '1국(國)1사(社)' 에 한해 문호를 열겠다고 천명했다.

그러나 그전부터 진출을 허용했던 일본.미국계 보험사 한 두곳을 제외하면 중국은 개방원칙 발표 후에도 정식으로 외국보험사의 영업인가를 내준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朱총리의 이번 발언을 놓고 보험업계는 중국이 한국 보험사 1곳의 국내 진출을 조만간 허용해 주겠다는 의도로 풀이하고 있다.

이에 대해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인 곳은 삼성화재. 삼성화재는 수년간 중국시장 진출에 공을 들여왔고 지난해 3월에는 보험사 인가신청을 내기도 했다.

중국측은 그러나 특별한 이유도 없이 1년반이 넘도록 가부간의 회신을 보내지 않고 있는 상태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지난 95년 베이징(北京)에 사무소를 두는 등 중국시장 진출을 위한 만반의 채비를 마친 상태나 중국측의 회신이 없어 마냥 기다리고 있는 중" 이라며 "朱총리의 발언으로 지지부진하던 중국시장 진출이 가시화하기를 기대한다" 고 말했다.

◇ 통신시장=휴대폰 인구가 매년 30%나 급증하고, 향후 5년간 3백억 달러 규모의 이동통신 시장이 만들어질 중국 대륙이 국내 통신업계의 '엘도라도' 로 다가오고 있다.

정보통신부의 유영환 국제협력관은 "지난달 말 중국 휴대폰 인구는 6천5백만명으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이지만 인구 대비 보급률은 5%에 불과하다" 며 "시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고 볼 수 있다" 고 말했다.

유국장은 중국이 이르면 다음달 제2이동통신업체인 차이나유니콤을 CDMA 주관사업자로 지정하고 3, 4개 합작기업을 선정하는 것을 시작으로 국내 업계의 중국 진출이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통신시장의 중심축은 무선이다. 삼성전자의 김운섭 정보통신총괄 상무는 "땅이 넓어 전국에 일일이 깔아야 하는 유선 전화망보다 무선 통신망이 경쟁력이 있기 때문" 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연평균 휴대폰 가입자 증가율이 유선전화(16%)의 두배 가까운 수준이다. 이동통신 시장규모도 향후 5년간 단말기 시장과 시스템 시장이 각각 2백30억달러, 73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그동안 유럽(GSM)방식으로 독점돼 온 이동통신 시장을 재편하려는 정책의지도 국내 업계의 진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국 휴대폰 가입자 중 CDMA는 30만명에 그친다. 95% 이상이 GSM이다. 그래서 중국 정부는 2005년까지 전체 5천만 회선의 통신망 중 30% 정도를 CDMA로 채택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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