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메일 서비스 장애, 속 터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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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달 동안 대부분의 주요 e-메일 서비스는 심한 속도 저하로 타격을 받았다. 그렇다면 e-메일 서비스는 이제 파멸한 것일까? 대형 캐리어들이 일종의 사소한 시스템 정지를 경험하지 않고서는 단 한 주도 그냥 넘어가지 않는 것 같다. 익사이트@홈(Excite@Home) 사용자들 역시 e-메일 문제를 겪고 있다.

야후는 지난 달 말 자사의 e-메일 서비스 상태가 좋지 않았음을 시인했다. 그리고 AT&T의 로드 러너(Road Runner)는 9월 말에 동부 메사추세츠에서 네트워크 운영자들이 12시간 동안 e-메일 서비스가 정지되는 사태를 경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로드 러너는 이에 대한 논평을 하진 않았다.

이런 사례는 계속되고 있다. 현재 어쓰링크(EarthLink)에 소속돼 있는 크리티컬 패스(Critical Path)나 마인드스프링 엔터프라이즈(MindSpring Enterprises) 같은 e-메일 전문 업체조차도 문제를 안고 있다.

산업 관측통들에 따르면 진짜 주범은 대형 접속 업체들 내부의 허술한 인프라 설계라고 꼬집는다. 증가 일로에 있는 e-메일 트래픽은 지속적인 내부 업그레이드를 필요로 하는데, 이것이 적시에 이뤄지지 않는 것.

어쓰링크의 인터넷 영업 이사인 스티브 도어티는 "어떤 이들은 확장성이 높은 시스템을 갖고 있지 않다. 그들을 일일이 거론하진 않겠지만, 3대 메일 사이트가 문제를 갖고 있는 것 같다. 그들은 메일 속도 저하 문제를 겪고 있으며, 사용자들은 메일이 전달되지 않아 실망하고 있다. 무료 ISP들 중 일부는 경험이 많지 않은데다 비용절감 노력 때문에 그들의 시스템 일부에 전력을 덜 공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메일 속도 저하에 얽힌 비화가 인터넷과 비즈니스 커뮤니티 사이에서 끊임없이 나돌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분노는 일부 기업들을 희생양으로 만들 수 있다고 위협하고 있다.

익사이트@홈 사용자들은 지난 3주 동안 e-메일 문제를 불평해 왔으며 회사측은 몇 가지 증가에 따른 문제를 갖고 있음을 시인했다.

익사이트@홈의 광대역 제품 부문 대변인인 빈스 핸콕은 "요컨대 트래픽 증가와 사용자들의 e-메일 증가가 우리 예상을 초월했다. 우리는 증가된 수요에 맞추기 위해 우리의 모든 장비를 차세대 아키텍처로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하지만 e-메일 문제는 우리가 서비스를 확실히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경종을 울려준 셈"이라고 말했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사용자

익사이트@홈은 올해 초에 처음으로 100만 명의 가입자들을 확보했다. 기간은 48개월이 걸렸다. 그 후에는 겨우 9개월이 지났는데 가입자가 200만 명을 돌파했다. 핸콕은 회사측이 2000년 말이면 300만 명의 사용자들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e-메일 네트워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홈 계열사인 쇼 커뮤니케이션(Shaw Communications)을 필요로 하고 있다. 30만 명의 인터넷 가입자들을 확보하고 있는 이 케이블 회사는 @홈 백본을 분열 사태에 대비해 백업을 위한 자체 e-메일 시스템을 확장하고 있다.

쇼 가입자들은 3주 동안 e-메일 접속 장애, e-메일 거부, 웹 브라우징 속도 저하 등을 불평해왔다. 쇼@홈(Shaw@Home) 총괄 매니저인 그레그 펄츠는 어떤 문제들은 익사이트@홈 네트워크의 분열과 연관돼 있는 반면, 어떤 문제들은 쇼의 자체 장비에 있는 문제와 관련돼 있다고 밝혔다. 펄츠는 또한 "우리는 전반적으로 확장성과 관련해 문제를 갖고 있다"고 털어놨다.

AOL의 전철을 밟고 있는가

익사이트@홈의 문제는 AOL이 2년 전 경험했던 문제를 생각나게 한다. 당시 AOL은 가입자 수가 증가하는 것만큼 빠르게 다이얼업 인터넷 접속 네트워크를 확장시키지 못해 가입자들에 의해 법정까지 불려갔다.

익사이트@홈 CEO이며 회장인 조지 벨은 지난 주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졌던 사적인 만찬에서 소규모로 모인 언론인들에게 자기 회사의 임무는 세계 최대의 광대역 네트워크로 성장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분기면 익사이트@홈이 광대역 가입자 수가 AOL을 쉽게 능가할 것 같다고 말했다.

"광대역 시장은 우리가 2년 이상 소비자들에게 서비스해 온 분야다." 벨은 익사이트@홈이 광대역 성장에 관한 한 모든 면에서 AOL을 능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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