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터치] 제품은 짝퉁 고객관리는 명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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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고객관리를 위해 제품 고유번호까지 새겨넣은 가짜 상표(짝퉁) 가방을 만들어 판 짝퉁업자가 적발됐다.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은 24일 샤넬·루이뷔통·프라다 등 유명상표의 짝퉁 가방을 만들어 판 6명을 상표법 위반 혐의로 검거해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은 중국에서 밀수입한 원단을 가지고 국내 공장에서 가방을 직접 만들었다. 인건비 상승으로 중국산 짝퉁 완제품 값이 오르면서 짝퉁 밀수 마진이 줄자, 국내 생산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가방 안쪽엔 자신들이 만든 것임을 알아볼 수 있는 제품 고유번호까지 새겼다. 하자가 생긴 제품은 고유번호를 확인한 뒤 수선 등 애프터서비스(AS)까지 해주면서 고객관리를 철저히 해왔다. 이들이 지난해 4월부터 올 1월까지 만든 짝퉁 가방은 총 3000점, 정품가격으로 환산하면 100억원어치에 달한다.

 이들이 만든 A급 짝퉁 가방은 동대문·남대문 소매상에 개당 8만~15만원에 공급됐다. 거래는 대포폰과 퀵서비스를 이용해 은밀히 이뤄졌다. 소비자엔 20만~30만원의 가격에 팔려나갔다. 서울세관 관계자는 “밀수 단속이 강화되면서 짝퉁 제조처가 국내로 옮겨오는 경향이 보인다”며 “국가 신인도를 위해 위조품을 강력하게 단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제조·판매를 총괄한 주범 A씨(43)와 제조업자 B씨(40)를 구속하고 나머지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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