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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여왕 로라 피지 “지금 서울은 추운가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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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재즈 보컬리스트 로라 피지의 목소리는 편안하지만 때론 섹시하다. 그의 노래는 영화와 광고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재즈곡 중 하나다. 화려한 무대 매너로 재즈 여왕으로 자리매김한 로라 피지가 데뷔 20주년을 맞아 6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는다. [세종문화회관]

‘재즈여왕’ 로라 피지와 16일 전화로 만났다. 그는 “6년 만에 한국을 찾게 됐다. 한국 관객들은 항상 호응을 잘 해줘서 이번 공연도 기대가 된다. 얼른 한국에 가서 무대를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재즈의 거장 듀크 엘링턴(Duke Ellington·1899~1974)은 “스윙이 없다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재즈 뮤지션들은 엘링턴의 말처럼 저마다 독특한 스윙(규칙적으로 반복되는 약동적인 리듬감)을 가지고 있다.

 데뷔 20주년을 맞아 이번 달 내한하는 로라 피지(Laura Figi·57)의 스윙은 재즈와 팝의 중간에 위치해 있다. ‘아이 러브 유 포 센티멘털 리즌(I Love You for Sentimental Reason)’은 몇 소절만 들어도 로라 피지의 목소리인지 단번에 알 수 있다.

 그는 28일 오후 8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에서 ‘플라이 미 투 더 문(Fly Me to the Moon)’ ‘칙 투 칙(Cheek to Cheek)’ 등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스탠더드 재즈곡을 들려줄 예정이다.

 - 이번에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재즈 분위기를 물씬 낼 수 있도록 한국의 재즈파크라는 18인조 빅밴드와 함께 작업했다. 지난해 발표한 새 음반(The Best Is Yet to Come)에 수록된 곡도 부를 예정이다.”

 - 다양한 언어를 구사하던데, 음악 활동에 어떤 도움이 되나.

 “원래 언어를 좋아한다. 프랑스어·스페인어·중국어를 할 수 있다. 모두 아름다운 언어다. 그 나라 음악은 그 나라 언어로 불러야 제대로 된 소리를 들려줄 수 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출신인 로라 피지는 필립스에 근무하는 아버지를 따라 남미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2000년에는 스페인어로 부른 ‘라틴 터치(The Latin Touch)’ 앨범을, 2007년에는 프랑스어로 부른 ‘랑데부(Rendez-Vous)’ 앨범을 내놓았다. 공연에선 40~50대 남성팬들이 익숙한 ‘세시봉(C’est si bon)’과 살사 리듬의 ‘키사스 키사스 키사스(Quizas Quizas Quizas)’도 부를 예정이다. 영화 ‘프렌치 키스’에 삽입된 ‘드림 어 리틀 드림(Dream A Little Dream)’도 만날 수 있다.

 - 재즈는 어떤 음악인가.

 “시대를 초월해 사랑받는 음악이다. 앞으로도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거다.”

 - 누구에게 영향을 받았나.

 “줄리 런던이 많은 영향을 줬다. 가사 전달력에서 그를 따라올 사람은 없다. 엘라 피츠제럴드에게선 부드러운 음성과 노래를 부르는 타이밍에 대해서 배웠다.”

 로라 피지는 1984년 여성 팝그룹 ‘센터폴드’로 본격적인 음악 활동을 시작했지만 주목을 받진 못했다. 그의 음악성은 재즈와 결합하면서 빛을 보기 시작했다. 91년 첫 솔로 앨범 ‘인트로듀싱(Introducing)’이 성공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2집 ‘비위치드(Bewitched)’와 3집 ‘더 레이디 원투 노우(The Lady Wants to Know)’는 빌보드 재즈 차트에 올랐다. 두 번째 앨범은 국내에서 8만여 장이 판매돼 97년 가장 많이 팔린 재즈앨범으로 기록됐다. 98년 개봉된 영화 ‘미술관 옆 동물원’에 삽입된 ‘렛 데어 비 러브(Let There Be Love)’도 2집에 수록된 곡이다.

 그는 인터뷰 도중 “한국은 얼마나 추우냐, 섭씨 몇 도 정도 되느냐”고 걱정도 했다. 그가 이번에는 어떤 스타일의 ‘스윙’을 선보일지….

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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