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의 제조과정 - 포도에서 와인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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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요.

와인이란 간단하게 말하면 포도를 으깨어 발효시켜 만든 음료입니다. 과일 중 오직 포도만이 와인을 만드는데 꼭 필요한 두 가지 성분, 즉 이스트와 당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포도 껍질에 붙어있는 수많은 천연효모와 포도 속의 포도당과 과당 등이 '와인은 포도로'라는 법칙을 완성시킨 것이죠(다른 과일로 와인을 만들려면 당분, 즉 설탕을 집어넣어야 합니다).

와인의 양조과정은 수확, 으깨고, 즙을 내고, 발효시키고, 발효를 관리하고, 숙성시키고, 안정화 처리, 여과에서 병입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말합니다.

알코올 발효는 효모에 의해 당분이 에틸알코올과 탄산가스로 분해되는 화학변화인데 다른 잡균들의 발생을 막기위해서는 까다로운 온도 관리가 필요한, 아주 복잡하고 정밀한 과정이죠. 원료의 차이, 공정의 차이에 따라 레드와인, 화이트와인, 로제 와인, 발포성와인, 스위트 와인, 천연감미 와인, 리큐르 와인 등으로 종류가 결정됩니다.

와인 만들기의 1단계는 바로 포도 만들기! 포도는 평균기온 10~20도 정도의 서늘한 기온( 위도로 말하자면 북위 30~50도, 남위 20~40도에 포함되는 지역이죠), 적당한 일조량과 확실한 일교차, 건조한 기후, 배수가 잘되는 지질학적 특성을 가진 토양구성이 좋습니다.

더운 지역은 과실이 빨리 자랄 수는 있지만 과일의 향과 산미가 나빠져 와인에 좋은 포도재배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또 지나치게 수분이 많은 토양은 나무 자체, 즉 줄기나 잎사귀는 무성할 지 몰라도 포도 자체의 당도가 떨어져 역시 좋은 와인을 기대할 수 없죠.

2단계는 포도 수확인데 주로 늦여름부터 시작됩니다. 와인의 질은 바로 수확기의 포도상태에 달려있기 때문에 아주 중요한 단계로 수확한 포도의 줄기와 대를 분리시킵니다.

3단계는 본격적인 와인 제조과정으로 레드 와인이냐 화이트 와인이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화이트 와인은 포도즙에서 껍질과 씨를 분리시켜 발효를 진행하고 레드 와인은 포도즙과 껍질, 씨등을 함께 발효합니다.

이때 포도껍질의 색소가 즙에 착색이 되고 향이 배어 레드 와인의 진한 색깔이 만들어지는 겁니다(일반적으로 병에 넣은 후 수주 내에 마시도록 양조된 보통와인들은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품질이 떨어지지만, 고급 와인은 여러해 동안 숙성됨에 따라 품질이 더욱 우수해집니다. 레드 와인 중 까베르네 품종과 시라 품종은 탄닌이 풍부해서 오래 숙성시킬수록 좋은 맛을 내지요).

레드와인의 양조과정

레드와인은 흑포도나 짙은 감색의 포도로 만들어집니다. 짜낸 흑포도의 과즙은 껍질과 씨를 포함한 채로 발효조(주로 오크통이라고 알고있죠)에 넣어집니다. 레드 와인의 발효는 화이트 와인에 비해 약간 높은 온도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25~30), 와인의 향과 맛을 해칠 수 있는 미생물과 산화방지를 위해 아황산을 약간 넣구요.

발효가 시작되면 포도껍질 속의 색소가 알코올에 의해서 과즙(와인)중에 녹아나기 시작하면서 레드 와인색에 가까워지는데, 이때 온도가 높을수록, 발효기간이 길어질수록 짙고 깊이 있는 색이 만들어집니다. 발효가 끝나면 포도의 세포막·껍질·씨 등의 찌꺼기와 액체를 분리해 다른 용기에 담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최초의 와인은 자연유출와인(반 드 구드)이라고 하는데, 찌꺼기는 또 한번의 압축과정을 거쳐 남아 있는 와인을 짜냅니다. 이것을 압착와인(반 드 프레스 : 프레스와인)이라고 하는데, 자연유출와인보다 색상이 짙고 특히 탄닌성분을 많이 포함하고 있습니다. 와인 양조가에 따라서는 이 두가지를 혼합하거나 따로 보존해 제품화준비를 합니다.

이 다음은 양조가 끝난 이 다양한 와인을 섞어서 브랜딩하는 단계입니다. 블렌딩된 와인은 동일지방, 동일 산지의 다른 포도 품종이 가지는 개성으로 장단점을 서로 보충하게 된다는 장점을 가지게 되구요, 설사 단일품종에서 만들어지는 와인이라도 서로 다른 발효조에서 만들어진 와인을 조합하지요.

발효조에서 꺼낸 탁한 와인을 앙금 가라앉히기 과정으로 맑게 하고, 여과과정과 잡균과 침전물 제거하는 안정화 처리과정을 거쳐 레드 와인이 완성되는 거지요.

화이트와인의 양조과정

화이트와인의 거의 대부분은 껍질이 흰빛을 띄는 포도에서 만들어집니다만 그 이름처럼 흑포도인 피노 느와르로도 화이트 와인을 만들 수 있습니다. 어떤 색의 포도를 사용하든 간에 그 과육만을 써서 양조를 하면 화이트와인이 되는 것이죠. 파쇄기에 넣어져 으깨어진 포도과육은 곧바로 압착기에 넣어지는데 여기에서 줄기, 씨앗, 껍질을 빼낸 과즙만 발효시킵니다(이게 레드와인과의 차이점이죠).

화이트와인은 레드 와인에 비해서 아주 섬세한 향과 맛을 중시합니다. 껍질뿐만이 아니라 줄기, 씨앗까지 빼버리는 것도, 이것들이 내뿜는 쓴맛이나 필요이상의 향기나 잡맛을 막기 위해서이죠.

스파클링와인의 양조과정

스파클링 와인(와인 중에 가스를 녹여 넣어 거품이 나는 발포성 와인)의 대명사, 샴페인 아니 샹파뉴의 양조방법을 알아보죠. 흠집이 있거나 미성숙한 포도(샤르도네, 피노 느와르, 피노 무니에 등 세종류가 있죠)를 골라낸 뒤, 품종대로 압착된 과즙은 하루동안의 자연침전 과정을 거쳐 발효조에 옮겨져 제1차 발효를 하게 됩니다.

이때 샴페인 하우스마다의 독자적인 조리법!에 따라 '블랜딩'이라 불리는 정밀한 조합과정을 거치는데요, 여기에 당과 효모균을 더한 리큐르를 첨가하여 카보(10~12도)라고 불리는 지하로 운반됩니다. 이 카보에 있는 동안 제2차 발효가 진행되는데 이때 바로 뽀글뽀글한 탄산가스가 발생하게 되는 거죠. 거품 발생의 임무를 완수하고 전사한 효모찌꺼기들은 하얀 침전물로 쌓이는데, 이 침전물을 병 속에 최소 9개월 이상 놓아두어야 한다고 하네요.

2차 발효를 거친 샹파뉴는 한병 한병 뒤집어서 보관하도록 고안된 와인저장고에 세팅됩니다. 병을 주기적으로 진동시키고 (1/8정도씩)회전시키면서 최종적으로 병을 수직으로 뉘여서 보관하는데, 이 과정을 통해 침전물들이 병 입구에 모이게 되는거죠. 다시 얼마간의 숙성 기간을 보내고 출하되는 샹파뉴는 수확한 때로부터 3년이 지나야 상품화 될 수 있는 엄격한 규칙이 있다고 하네요(블렌딩 과정에서 한가지 포도로만 만든 샹퍄뉴는 예외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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