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부활한 부상선수 PO '히든카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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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병기를 찾아라. 단기전인 포스트시즌에서는 정규시즌 기량이 노출된 선수보다 눈에 띄지 않았던 선수들이 '대박' 을 터뜨릴 가능성도 작지 않다.

두산은 '돌아온 에이스' 박명환(23) 때문에 한껏 고무돼 있다.

시속 1백50㎞에 육박하는 묵직한 직구와 칼날 같은 슬라이더. 1996년 프로에 입단해 당당히 두산 마운드를 책임졌던 '젊은 피' 박명환은 지난해부터 팔꿈치 부상 등으로 2년간 개점휴업 상태였다.

그러나 꾸준한 재활 훈련으로 재기를 다짐하던 박은 최근 예전 구위를 회복, 포스트시즌을 대비해 몸 만들기에 들어갔다. 특히 지난 11일 잠실 LG전은 그의 부활을 확인하는 경기였다.

플레이오프 직행을 결정하는 중요한 경기에서 박은 5 - 5로 접전을 벌이던 8회 등판,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 올시즌 첫승을 따냈다.

김인식 감독은 "박의 활약이 포스트시즌 성적을 좌우할 것으로 본다" 고 말했다.

현대는 '게릴라 투수' 박장희(24)의 복귀가 더없이 반갑다. 언더핸드인 박은 선발과 중간을 전천후로 오가며 전반기에만 9승을 올리는 등 맹활약했다.

그러나 무리한 등판으로 오른쪽 어깨에 통증을 느껴 후반기에는 2군에 머물러야 했다.

최근 예전 구위를 회복한 박은 포스트시즌에서 조웅천과 함께 중간 계투로 제 몫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만년 후보' 허문회(28.LG)는 지난 10일 플레이오프 직행을 다투는 롯데와의 경기에서 결승 2타점 2루타를 터뜨리며 포스트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올시즌 무릎 부상 때문에 세 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던 허는 포스트시즌 승부처에서 왼손 대타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94년 데뷔 이후 서용빈과 김선진, 올시즌에는 스미스에 가려 백업 1루수로만 뛰었던 허는 이번 포스트시즌을 '주전 탈환' 의 마지막 기회로 생각한다.

1번타자 기근에 허덕이던 삼성엔 강동우(26)가 단비 같다.

강은 98년 신인왕 후보 0순위에 오를 만큼 활약했으나 LG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외야 펜스에 부딪쳐 골절상을 입고는 지난 2년간 부상 악몽에 시달려왔다.

지난달 말 복귀해 좌익수 겸 1번타자를 맡아 특유의 끊어치기와 빠른 발로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한편 LG는 12일 잠실에서 벌어진 두산과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1 - 0으로 승리, 매직리그 1위를 확정지었다.

이로써 오는 14일부터 벌어지는 준플레이오프(3전2선승제) 1차전은 삼성과 롯데의 마산경기로 시작하고 LG는 20일부터 잠실에서 두산과 7전4선승제의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김용희 감독은 "선두타자가 제 자리를 잡으면서 타선의 짜임새가 한결 나아졌다" 며 강의 복귀를 반기고 있다.

한편 올시즌 정규리그는 13일 오후 6시30분 광주에서 벌어지는 해태 - SK전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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