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아파트 살면 생활이 확 바뀌어요

중앙일보

입력

서울 광진구 광장동 현대파크빌에 사는 주부 김정민(39) 씨. 요즘 인터넷 때문에 생활방식이 바뀌었다.

그동안 일일이 돌아다니면서 처리하던 일상 업무를 이제 대부분 인터넷으로 해결한다. 아파트 단지에 최고 45Mbps의 초고속 인터넷 전용선이 설치된 덕택이다.

물론 은행일.아들 과외공부 등 일상적인 일이야 여느 인터넷으로도 가능하지만 처리속도가 느려 짜증나기 일쑤였다.

그러나 ''사이버아파트'' 에 이사온 이후에는 처리 속도가 빨라 요즘엔 무역회사를 운영하는 남편 회사의 경리업무까지 집에서 돕고 있다.

주문형 비디오(VOD) 서비스.동화상 e-메일 보내기.주식투자 등 안 하는 게 없다.

"밖에서 시간낭비할 필요가 없어요. 처리속도가 빨라 인터넷으로 안되는 게 없거든요. "

김씨는 지난달 4일 이 아파트에 입주했다. 새 아파트여서 아직 모든 서비스가 완전한 것은 아니지만 워낙 인터넷을 즐겨하고, 게임광인 아들도 좋아해 이사오기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한가할 땐 ''파크빌 정보광장'' 에 들어가 단지 관리자가 올린 공지사항이나 이웃들의 건의함 등을 보고 직접 글도 올린다.

조만간 지역상가를 연결해 클릭 한 번으로 쇼핑과 배달이 가능하게 된다니 기대가 크다.

물론 개선됐으면 하는 부분도 있다. 셋톱박스(외부에서 제공되는 서비스를 TV화면으로 보여주는 장치) 와 연결된 TV가 작다 보니 글씨가 잘 안 보이는 단점이 있다.

아직 시스템이 불안정해 자주 다운이 되는 것도 불만이다. 또 좀 더 알찬 서비스가 제공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렇게 생활하는데 드는 비용은 한달에 총 2만4천원. 기존 전용선 사용료에 비해 5천원이나 줄인 셈이다.

지난해부터 불었던 ''사이버 아파트'' 가 요즘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에 속속 적용되고 있어 이제 사이버 생활이 현실로 다가왔다.

대우건설은 이달 입주하는 금호동 대우아파트 1천6백98가구에 ''테크노빌리지'' 서비스를 첫 시범적용키로 하고 지난달 말 시연회를 했다.

이에 앞서 삼성물산 주택부문은 자회사인 씨브이네트가 이미 여러 아파트 단지에 서비스를 실시 중이고, 이달 말 입주하는 중림동 삼성아파트는 사이버 아파트의 진수를 보여주기 위해 시범단지로 선정했다.

아이씨티로.이지빌 등도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사이버 세상 열기에 동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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