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값 폭락 지속, 축산 농가 시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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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파동에 따른 수출 중단 여파로 돼지 값 폭락이 지속되면서 축산농가들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10일 일선 시.도에 따르면 충북지역의 산지 돼지 출하 가격은 11만3천원(100㎏기준)으로 지난달초 16만1천원에 비해 한 달여만에 29.8% 하락했다.

이는 지난 6월 거래 가격인 20만3천원에 비해 넉 달만에 무려 44.3% 떨어진 것이다.

경북지역 돼지가격 역시 11만7천원으로 지난 6월의 22만4천원에 비해 47.8% 하락했으며 구제역 파동으로 가격이 폭락한 지난 3월의 12만3천원에 비해서도 5.1% 하락한 상태다.

경기지역 돼지 가격도 지난 6월 19만7천원의 시세에서 최근 11만-12만원대로 떨어졌다.

돼지 값 하락이 지속되는 데도 전국 돼지 사육 수는 9월말 현재 837만1천450마리로 구제역이 발생했던 지난 3월의 788만7천마리에서 오히려 6.1% 48만4천450마리가 늘어 가격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양돈 농가들은 100㎏ 기준 돼지 생산 비용이 16만5천원선이어서 돼지를 기를 수록 적자 폭이 커지고 있다며 울상이다.

돼지 가격이 바닥을 모른 채 하락을 거듭하는 이유는 지난 3월 파주.음성.충주.홍성 등에서 발생한 구제역 파동으로 돼지고기 수출이 중단되면서 판로가 막혔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소비가 거의 없는 안심과 등심, 뒷다리 부위 등은 수출 중단으로 재고량이 급속히 늘어 냉장업체들이 보관료를 물어 가며 다른 업체에 돼지고기를 맡길 만큼 재고 포화 상태를 보이고 있다.

정부가 돼지 가격 안정을 위해 다음달까지 전국의 비육 돼지 23만 마리를 현재 거래 가격대에서 수매, 돼지 가격을 14만6천원대로 끌어올리기로 했으나 양돈농가들은 5개월이면 다 자라는 돼지의 빠른 성장 주기 때문에 정부의 이번 대책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도 관계자는 "돼지 가격이 안정되려면 축산 농가 스스로 어미 돼지를 줄이는 방법 밖에 없지만 '폭락 뒤 폭등 온다'는 속설을 믿고 사육 돼지를 줄이려 하지 않아 당분간 돼지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전국종합=연합뉴스) 박종국.박기성.이윤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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