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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퇴 피했더니 은퇴 … 나의 노후준비 점수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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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중소기업에서 사무직으로 일하는 박모(56)씨는 매월 400만원의 봉급을 받는다. 저축·부동산·자동차 등 3억원 정도의 자산이 있다. 은퇴 후에는 국민연금 110만원, 퇴직연금 90만원 등 매월 200만원을 받을 예정이다. 특별히 앓고 있는 질병은 없지만 매일 담배를 피우고,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술을 마신다. 가족과는 잘 지내지만 친구들을 자주 만나지는 않는다. 특별한 취미는 없다. 박씨는 노후 준비를 얼마나 잘하고 있을까.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은 ▶건강한 생활습관 ▶소득과 자산 ▶여가 활동 ▶사회적 관계 등 4개 분야 35개로 구성된 노후 준비 지표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지표를 적용하면 박씨는 소득과 자산, 사회적 관계 영역에서는 중간 수준의 노후 대비를 하고 있지만 건강한 생활습관과 여가활동 영역에서는 준비가 미흡해 노후 준비 점수가 54.4점이다.

 복지부가 지난해 연금공단을 방문해 상담받은 1092명에게 이 지표를 시범적용해 본 결과 이들의 노후 준비 점수가 평균 63.1점(100점 만점 기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63.6점, 여성은 62.7점으로 남성이 조금 더 준비를 잘 하고 있었다.

 영역별로는 ‘건강한 생활습관’ 영역이 평균 72.5점으로 가장 높았다. 만성질환과 스트레스 정도, 흡연 여부와 음주·운동·영양 습관 등이 반영됐다. 은퇴 후 생활비, 예상 연금 수령액, 저축 규모, 부동산 등을 평가하는 소득과 자산 영역은 평균 67.1점이었다. 반면 여가활동은 59.2점, 사회적 관계(배우자·자녀·형제자매·친구·이웃 등) 영역은 54.1점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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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별로는 대도시와 중소도시에 비해 농어촌 거주자들의 노후 준비가 덜 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수준에 따라서도 전문대 졸업 이상은 65점으로 전체 노후 준비 평균 점수를 넘어섰다. 그러나 고졸 이하는 전문대 이상 학력자보다 준비를 덜 하고 있었다. 복지부 고령사회정책과 김혜진 과장은 “전반적인 노후 준비가 부족한 데다 생활자금과 건강관리에만 치중돼 있어 은퇴 후 여가활동과 사회 참여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금공단은 다음 달부터 141개 행복노후설계센터에서 이 지표를 활용해 노후 진단과 상담 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9월부터는 최종 지표를 확정해 보건복지부 인터넷 홈페이지(www.mw.go.kr)와 연금공단 ‘내연금’ 사이트(csa.nps.or.kr)를 통해 온라인 자가 진단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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