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예선] 독일, 잉글랜드 제압

중앙일보

입력

다음달 철거를 앞두고 8일(한국시간) 마지막 경기가 열린 '잉글랜드 축구의 메카' 웸블리 구장에서 끝내 폭죽은 터지지 않았다. 77년 전통의 구장 역사가 막을 내리는 것을 슬퍼하듯 내린 비 때문이 아니었다.

독일 전차군단은 이날 벌어진 2002년 월드컵 유럽지역 9조 예선에서 숙적 잉글랜드를 1 - 0으로 격파, 잉글랜드 축구의 기념비적 행사에 재를 뿌렸다.

현지 언론은 '웸블리 시대의 종말과 함께 잉글랜드 축구도 저물고 있다' 며 침통해 했고, 케빈 키건 잉글랜드 감독은 패배 직후 사의를 표명했다.

1923년 완공돼 66년 월드컵 잉글랜드 우승 등 잉글랜드 축구의 부침을 지켜봐 왔던 웸블리 구장은 허물어져 2003년 새 경기장이 들어선다.

잉글랜드의 달콤한 환상을 산산조각낸 주인공은 독일의 미드필더 디트마르 하만. 리버풀(잉글랜드)의 주전으로 활약 중인 하만은 전반 14분 골문 25m 지점에서 얻은 프리킥을 절묘하게 감아차 결승골을 뽑았다.

잉글랜드는 수비에 지나치게 의존, 독일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녔으며 최전방 마이클 오언.앤디 콜 투톱은 탄탄한 독일 수비에 꽁꽁 묶였다.

잉글랜드는 1패를 기록했고, 2연승으로 조 선두에 나선 독일은 월드컵 예선 원정 28경기 무패(21승7무) 행진을 이어갔다.

7조의 스페인도 이스라엘을 2 - 0으로 꺾고 2연승으로 조 선두가 됐으며, 8조 예선에서는 이탈리아가 루마니아를 3 - 0으로 물리쳤다.

한편 남미지역 예선에서는 파라과이가 콜롬비아를 2 - 0으로 제압, 5승2무2패(승점 17)로 1위 아르헨티나(승점 19)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