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넥센 외 타 구단도 연루 정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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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프로야구 경기조작에 대한 수사가 확대되면서 2∼3개 구단의 선수 10여 명이 경기조작에 가담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대구지검 박은석 2차장검사는 20일 “프로야구 경기조작 혐의가 나온다면 의혹이 제기된 선수 3명 외에 같은 팀 내 다른 선수나 다른 구단의 선수 등에 대해서도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는 “기존 브로커의 진술이나 의혹만으로 수사하지는 않는다”고 말해 자체적으로 단서를 확보했음을 시사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프로축구 승부조작과 프로배구 경기조작에 가담한 한 브로커로부터 “모 구단의 프로야구 선수 2명이 경기조작에 가담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브로커들의 통화내역과 금융거래 내역을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투수뿐 아니라 타자나 야수의 관련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프로배구의 경우 전직 KEPCO 선수 염모(30·구속기소)씨는 2010년 은퇴한 뒤 브로커의 제안을 받고 같은 팀 동료 박모(24) 선수 등을 경기조작에 끌어들였다. 지난해 프로축구에서도 대전시티즌 소속 미드필더 박모(25·복역 중)씨가 브로커와 공모해 같은 팀 선수 3명을 ‘러시앤캐시컵 2011’의 승부조작에 가담시켰다. 팀의 핵심 선수가 브로커와 다른 현역 선수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한 점에서 야구도 비슷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우선 브로커에 의해 경기조작 연루설이 제기된 LG의 박현준(26)·김성현(23) 선수를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최근 “브로커에게서 경기조작 제의를 받은 적이 있다”고 구단 측에 밝힌 넥센의 문성현(21) 선수도 소환 대상이다. 검찰은 문 선수를 상대로 경기조작 제의를 받고 거절한 경위와 해당 브로커가 박·김 두 선수에게 경기조작을 제안했다는 브로커와 동일 인물인지 확인하기로 했다.

 이진형(44) 한국야구위원회(KBO) 홍보팀장은 “각 구단을 통해 경기조작에 대한 자진신고를 받고 있다”며 “문성현 선수 외에 경기조작 제안을 받았거나 가담했다는 신고는 없다”고 밝혔다.

대구=위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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