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부부 자녀수, 희망은 2명 현실은 1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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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서울에서 자영업자 가정은 원하는 만큼 아이를 낳는 경우가 많았지만, 봉급생활자들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서울 거주 기혼여성들은 1.96명 정도의 아이를 갖기 원하지만 실제로 낳는 자녀 수는 평균 1.02명으로 나타났다. 원하는 아이의 절반가량만 낳고 있는 것이다.

17일 서울시 여성가족재단이 내놓은 ‘희망자녀 수와 실제 자녀 수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에 거주하는 기혼 여성의 출산율(1.02명)은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가장 높은 곳은 전남으로 1.53명이었다. 충남(1.48명), 제주도(1.46명)도 높았다. 반면에 서울과 부산(1.04명), 대구(1.1명) 등 대도시로 갈수록 출산율이 낮았다.

그렇다면 왜 희망자녀 수와 실제자녀 수가 달라질까. 보고서는 서울 거주 기혼여성 639명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이 결과 희망자녀 수 이상을 낳은 사람들은 고용주나 자영업자인 경우가 많았다. 반면에 근로자들은 희망자녀 수에 못 미치는 아이를 낳았다. 이런 경향은 상용 근로자보다 임시·일용 근로자들 사이에서 두드러졌다.

김수연 서울시 여성가족재단 연구위원은 “고용주나 자영업자가 근로자들보다 상대적으로 희망자녀 수 충족 비율이 높다는 것은 남자의 경우 소득이 많다는 점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여성의 경우는 고용주나 자영업자의 근무시간이 유연한 점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희망자녀 수를 충족하지 못한 그룹은 충족한 그룹에 비해 불임진찰 비율이 네 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연구위원은 “이 수치를 보면 자녀를 원하는 만큼 낳지 못하는 데는 불임 문제도 작용하고 있다”며 “현재 저소득층에만 한정돼 있는 불임시술 지원 대상의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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