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제약…10개월 만에 100억원 매출 카나브, 복합제로 만들어 해외 진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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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제약은 연구개발(R&D) 분야에서 이원화 전략을 펼친다. 먼저 특정질환의 영역을 특화해 글로벌 신약을 개발한 후 고수익 창출을 위해 신약 효과를 개선한다. 또 용도를 넓히는 개량 신약 개발에도 집중한다.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신약 개발에 투자하면서 동시에 단기적으로 약효, 생체이용률 등을 개선한 개량 신약을 출시해 캐시카우(현금 창출원)로 삼는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고혈압 신약 ‘카나브’.

 글로벌 신약의 첫 작품은 지난해 등장했다. 우리나라 최초이자 세계 8번째 고혈압 신약 ‘카나브’가 주인공이다. 보령제약의 매출액 대비 R&D 비중은 국내 제약업계의 평균인 5~6% 선. 하지만 그동안 R&D 투자는 카나브에 집중됐다. 결국 12년의 연구 끝에 국내 고혈압 환자는 효과 좋고 값싼 치료제를 처방받을 수 있게 됐다.

 시장진입은 성공적이다. 지난해 3월 발매 후 10개월 만에 매출 100억을 돌파했다. 카나브가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기존 고혈압 치료제보다 우수한 혈압 강하 효과 때문이다. 임상시험 결과, 국내에서 판매되는 다른 고혈압 치료제에 비해 30% 이상 혈압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나타났다.

 올해에는 본격적으로 카나브를 대형제품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보령의 성공은 카나브의 성공에 달려 있고, 카나브의 성공이 보령을 성공시킨다’는 기치 아래 과감한 투자를 계획 중이다. 해외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치료제의 적응 범위를 추가하고 국내 최대 규모의 후속 임상시험을 추진하고 있다.

 보령제약 김광호 대표는 “보령제약이 다른 고혈압 치료제와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선 근거에 기초한 마케팅이 필수”라며 “국내 시장에서의 성공뿐 아니라 해외시장 진출을 통해 글로벌 신약으로서의 가치를 더욱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복합제 개발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재 3상 임상시험이 진행 중인 카나브 이뇨복합제와 2014년 발매를 목표로 개발 중인 카나브 CCB(칼슘통로차단) 복합제 연구 개발은 고혈압 시장 경쟁력을 강화시켜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 시장 개척에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중남미와 터키에 있는 제약사와 맺은 수출 협약 규모만 약 7500만 달러(약 800억 원)에 달한다. 올해도 중국·브라질·러시아·동남아·미국·유럽 등 여러 국가와 수출 협상을 진행하고 있어 글로벌 고혈압 신약으로의 도약이 가시화되고 있다. 카나브의 특허 보호기간이 최장 2022년까지여서 세계적인 블록버스터로의 성장도 기대된다.

 이 외에도 보령제약은 약가 인하의 돌파구로서 신제품을 확대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일반의약품 영역을 강화할 계획이 있다. 항우울제 ‘부스파’와 암환자 식욕촉진제 ‘메게이스’를 대형제품으로 육성시키고, 효능을 확대한 일반의약품 ‘겔포스 리뉴얼’로 매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계속 성장하고 있는 예방의약품 시장을 겨냥해 건강기능성식품 영역도 강화할 예정이다.

권병준 기자

인터뷰 김제학 중앙연구소장

-보령제약 중앙연구소를 소개한다면.

“1982년 설립돼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했다. 현재 합성연구팀제제연구팀·약리독성연구팀·생명공학연구팀·건식연구팀·분석연구팀·연구지원팀으로 구성돼 있으며, 80여 명이 연구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꾸준한 연구 활동을 통해 국산신약 15호로 승인 받은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를 개발했다. 보령제약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일등 핵심인재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신약개발 현황과 향후 개발전략은.

“카나브의 제품력을 확대하고 강화시키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카나브 이뇨복합제는 임상시험이 진행이며 2013년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카나브 CCB 복합제도 2014년 발매를 목표로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이외에도 새로운 기전의 항암제 개발을 위해 현재 후보물질을 선정해 전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앞으로는 항암제 분야에 총력을 기울일 생각이다. 항체 치료제와 융합단백질 치료제 등 물질선정 완료 단계에 있는 것이 많아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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