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디 가문 종손 출마 선언 … 정치 명가 부활 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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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셉 케네디 3세

미국 워싱턴 중앙 무대에서 명맥이 끊겼던 정치 명문가 케네디 가문이 2년여 만에 부활을 예고했다. 존 F 케네디(1917~63) 전 대통령의 동생인 로버트 케네디(1925~68) 전 법무장관의 손자 조셉 케네디 3세(31)는 15일 11월 의회 선거 때 매사추세츠주(州) 제4선거구에서 연방 하원의원직에 도전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AP통신 등 외신은 이날 그가 “(하원의원에 당선되면) 평등의 가치를 되찾기 위한 투쟁을 의회에서 벌이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고 보도했다. 이 지역구에선 민주당 소속 현역인 바니 프랭크 의원이 최근 출마를 포기하면서 조셉의 등판이 점쳐져 왔다. 매사추세츠주 미들섹스 카운티의 검사로 일해 온 조셉은 지난달 검사직을 사퇴했다.

 케네디 가문은 35대 존 F 케네디 대통령과 상원의원 3명, 하원의원 4명, 각료 1명을 배출했다. 워싱턴 중앙 무대의 시작은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이 46년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서 승리하면서다. 60여 년간 공고했던 명문가의 파워는 2009년 케네디 전 대통령의 동생 에드워드 케네디(1932~2009) 상원의원이 타계하고 그의 아들 패트릭 케네디(45) 전 하원의원이 이듬해 출마를 포기하면서 쇠락했다. 앞서 케네디 전 대통령의 딸인 캐럴라인 케네디(52)가 힐러리 클린턴의 국무장관 취임으로 공석이 된 뉴욕주 연방 상원의원직에 도전하려다 자질 부족 논란으로 포기한 바 있다.

 조셉이 출마를 선언한 매사추세츠주는 케네디 가문의 본가가 위치해 있는 텃밭이다. 타계한 에드워드 케네디는 이곳에서 47년간 상원의원을 지내기도 했다. 조셉의 아버지 조셉 케네디 2세(60)는 87~99년 매사추세츠주의 연방 하원의원으로 일했다. 그는 삼촌 에드워드의 사망 뒤 상원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라는 권유를 받았지만 고사했다.

 조셉 케네디 3세는 조셉 케네디 시니어(Sr.) 가문의 사실상 종손이다. 존 F 케네디의 형이자 맏아들이었던 조셉 케네디 주니어(Jr.)가 자손 없이 사망한 뒤 로버트 케네디의 아들에게 조셉 케네디 2세라는 이름이 계승됐다. 그 아들인 조셉 케네디 3세는 스탠퍼드대에서 경영학과 공학을 전공하고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했다. 미혼인 그는 지난달 하버드 로스쿨 동기인 로런 앤 버치필드와 약혼을 발표했다.

보스턴 글로브가 지난 10일 발표한 여론조사 에 따르면 조셉은 28%의 지지율을 얻어 공화당 예비 후보에 두배 가량 앞섰다.

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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