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아시안컵서 명예회복 노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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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가 12일 레바논에서 개막되는 제12회 아시안컵축구선수권대회에서 시드니올림픽 본선 8강 탈락으로 실추된 명예회복에 나선다.

특히 올림픽 8강 탈락 후 사퇴 압력을 받아 온 허정무 대표팀 감독으로서는 이번 대회의 결과에 따라 2002 한.일 월드컵축구대회 때까지 팀을 이끌수 있을지 여부가 판가름나게 된다.

`아시아의 강호'를 자처하면서도 정작 아시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이 대회에는 60년 우승을 마지막으로 이후 한번도 우승하지 못한 한국은 홍명보(가시와 레이솔), 유상철(요코하마 마리노스) 등 일본프로축구(J-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을 대거 합류시켰다.

공격수 정광민(안양 LG)이 부상으로 제외됐지만 벨기에에서 활약하고 있는 설기현(로열 앤트워프)이 아시안컵을 앞두고 참가하는 LG컵 두바이 2000 친선경기부터 가세해 이동국(포항 스틸러스)과 호흡을 맞춘다.

그러나 한국이 명예회복을 하기 위해서는 전 대회 우승팀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중동세의 견제와 일본, 중국 등 극동 아시아의 맹추격을 따돌려야 한다.

우선 참가한 12팀이 3개조로 나뉘어진 예선에서 B조에 속한 한국은 중국, 쿠웨이트, 인도네시아와 각조 상위 2팀에게 주어지는 8강 진출권을 다투게 됐다.

중국은 아시아최고의 스트라이커로 꼽히는 하오 하이둥과 잉글랜드프로축구에서 활약하고 있는 수비수 판 지이(크리스탈 팰리스)가 각각 공수를 지휘하며 탄탄한 조직력을 갖췄다.

또한 신예 미드필더 리티에는 브라질 유학에서 갈고 닦은 견실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중국의 플레이에 활기를 불어 넣어주며 지금까지 한번도 이겨본 적이 없는 한국과의 일전을 벼르고 있다.

80년 대회 우승 이후 매대회 4강에 진출한 쿠웨이트는 최종엔트리가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96년 오만에서 개최된 걸프컵대회 우승을 이끈 알 후와이디, 바사를 압둘라, 파지 라흐브가 공격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후와이디는 96년 아시안컵과 98년 아시안게임 축구에서 각각 득점 2위에 오르는 등 득점에 관해서는 최고의 평가를 받고 있고 압둘라는 후와이디와 막강한 투톱을 구성한다.

라흐브는 시드니올림픽대표팀 멤버로 지역예선에서 압둘라와 함께 10골을 합작, 쿠웨이트를 본선에 진출시킨 주역이다.

한국이 조별리그를 통과한다면 사우디 아라비아나 일본이 결승진출을 가로막는 최대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회 11번 우승을 자랑하는 사우디는 지난 해 7월 컨페더레이션컵의 성적 부진 이후 미드필드진에 마테르, 알타마외 등 신진을 보강했고 월드컵 2회출전의 스트라이커 알 자베르가 건재해 2연 연속 우승을 노리고 있다.

일본은 천부적인 플레이메이커 나카타 히데토시(이탈리아 AS 로마)가 대표팀 불참을 선언했지만 묘진 도모카주, 오노 신지, 나카무라 순스케 등 젊은 선수들이 대거 기용돼 패기넘치는 경기를 보여 줄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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