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MB와 인연 끝? 연설서 8번 반복한 단어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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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국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김형수 기자]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15일 라디오 정당대표 연설에서 ‘과거와의 단절’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연설에 ‘새로운’이란 표현을 8번, ‘미래’라는 단어를 7번 반복했다. “잘못된 과거와는 깨끗이 단절하고 성큼성큼 미래로 나아가겠다”는 게 그의 이날 연설 요지였다. 박 위원장은 “과거에 묶이고, 과거를 논박하다 한 발자국도 앞으로 못 나가는 선거가 아니라 미래를 위해 전진하는 총선이 돼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박 위원장이 언급한 ‘잘못된 과거’란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이상득 의원과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측근 비리 의혹 등 민심 이반의 원인이 된 이명박 정부의 부패 스캔들을 언급하는 것으로 풀이됐다. 그래서 이명박 정부와 거리를 두면서 4·11 총선을 치르겠다는 생각을 드러낸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일각에선 ‘과거와의 단절’이 이명박계 핵심 의원들에 대한 공천 배제를 의미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했다. 그러나 박근혜계 핵심 인사는 “공천에서 이명박계라고 해서 무조건 집중 배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의 발언도 인위적 공천 배제 방침을 시사한 것이라기보단 잘못된 정치문화나 이명박 정부의 정책과 단절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일 뿐이란 설명이다.

 실제로 박 위원장은 ‘기업 프렌들리’로 대표되는 이명박 정부와는 다른 비대위의 정책들을 하나씩 소개했다. 박 위원장은 “우리 사회에 양극화와 고용불안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최선을 다해 국민의 삶의 문제에 집중하겠다”며 비정규직 대책과 재벌 개혁, 중소상공인 보호 등 ‘경제민주화’와 관련한 정책들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존하고, 양극화가 아니라 중산층을 강화해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를 만드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이번 연설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존폐 논란과 관련해 민주통합당을 정면으로 비판하지는 않았다. 지난 13일 집권 후 한·미 FTA 폐기를 주장하는 민주통합당을 향해 “정치권에서 하는 행동이나 말은 책임성·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입장 변화에)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린 뒤 다소 속도를 조절하는 모습이다. 다만 “국민과 맺은 약속은 반드시 지키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쇄신해 가겠다”며 우회적으로 민주통합당을 겨냥했다. 박 위원장은 “신뢰를 잃기는 쉬워도 잃은 신뢰를 다시 쌓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절감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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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소속기관

생년

[現] 새누리당 국회의원(제18대)

195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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