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살 텅 빈 대게, 살 찌우는 기술 개발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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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속살이 빈 대게를 살을 찌워 상품성 있는 대게로 기르는 기술이 개발됐다. 경북도 수산자원개발연구소(소장 김태주)는 14일 “물게(속살이 적어 상품 가치가 떨어지는 대게의 속칭)를 1개월 이상 길러 전체 속살 등이 상품성이 있는 일반 대게와 맞먹는 수준으로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물게는 통상 대게 전체 어획량의 20∼30%를 차지하며 가격은 일반 대게의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 따라서 이번 기술은 상품성 저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민들의 소득 증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연구소에 따르면 물게의 사육 수온을 5도로 맞추고 전갱이·오징어 등 냉동선어와 갯지렁이를 먹이면서 1개월 동안 기른 결과 속살이 상품성 있는 대게의 80% 수준으로 늘었고, 게장으로 불리는 내장 중량도 70%까지 증가했다.

 연구소는 사육 수온을 5도 아래로 유지하는 것이 생존율을 높일 수 있고 갯지렁이·조개류 등을 냉동어류와 혼합해 먹이로 줄 경우 냉동어류만 먹일 때보다 속살이 증가하는 속도가 빨랐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바다 속이 아닌 잡혀 올라온 물게에 국한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초기 적응 실패로 폐사하는 경우가 많아 생존율이 50%에 머물렀다. 또 수조에 여러 마리를 넣고 기르느라 다리가 떨어지는 등 상품성 저하 등이 과제로 남아 있다.

 김태주 소장은 “실용화까지는 집집마다 대형 수조 마련 등 개선할 점이 남아 있다”며 “앞으로도 지역 특산물인 대게의 상품성 제고와 종묘 생산 등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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