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L 첫 한인 구단주 “경영에서도 승리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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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프로풋볼리그(NFL) 명문팀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49ers)의 공동구단주 겸 사장 유기돈씨. 뒤 배경은 홈구장 캔들스틱 파크. [포티나이너스 홈페이지]

재미동포가 미국 최고 인기 스포츠인 프로미식축구팀의 구단주가 됐다.

 미 프로풋볼리그(NFL)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49ers) 구단은 지난 10일 홈페이지를 통해 유기돈(Gideon Yu, 41) 최고경영전략책임자(CSO)가 공동 구단주 겸 사장이 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1946년 창단된 포티나이너스는 수퍼보울에서 통산 5회 우승을 차지한 명문구단이다.

 미 4대 프로스포츠 리그로 불리는 NFL과 NBA(농구), MLB(야구), NHL(아이스하키)을 통틀어 한인이 구단주 자리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유 구단주는 앞으로 제드 요크 공동 구단주 겸 회장(CEO)과 함께 구단 경영을 책임지게 된다.

 요크 CEO는 보도자료를 통해 “그는 우리 구단에 풍부한 경험과 재능을 제공했다”며 “우리 구단의 전통을 이어나가는데 적임자”라고 말했다.

 유 구단주는 13일 본지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프로스포츠 가운데서도 NFL, 그 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팀에서 일하게 돼 꿈이 이루어진 것 같다”며 “미식축구에 대한 열정, 기업가 정신, 회사 경영 경험, 그리고 첨단 기술력이 어우러지는 완벽한 업무”라고 소감을 밝혔다. 유 구단주는 지난해 4월 포티나이너스 구단에 합류했다. 당시 포티나이너스는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시에 들어설 새로운 구장 건립에 필요한 10억 달러 자금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었다. 재무 분야 경험이 풍부한 인재 영입이 절실했다.

 유 구단주는 페이스북과 유튜브에서 최고 재무 책임자(CFO)를 지냈다. 2006년 유튜브 재직 당시엔 구글과 유튜브의 16억5000만달러 규모 인수합병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포티나이너스에 CSO로 입사한 유 구단주는 구단의 숙원인 새구장 건립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했다. 대기업들의 투자 유치를 받아내고 대형 은행들의 융자를 성사시켜 능력을 입증했다.

 유 구단주는 “경기에서도 구단 경영에서도 ‘이기는 전통’을 이어나갈 것”이라며 “머지않아 착공할 새 구장은 실리콘밸리의 첨단 기술이 도입되는 신개념 구장으로 구단의 인지도를 높이고 수익을 창출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직 미 프로스포츠에 한인을 포함한 아시아계의 활약이 미미하지만 이러한 사실이 한인, 아시아계엔 더 큰 성취 동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 구단주는 테네시주와 인디애나주에서 사역을 한 유근희(66) 목사와 부인 이근순(63)씨의 2남중 장남이다. 한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에 왔으며 스탠퍼드대에 장학생으로 입학,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뒤 힐튼호텔, 월트 디즈니 등에서 재정 관련 업무를 맡았다.

이후 하버드대 경영대학원(MBA)을 마쳤다. 그는 2010년 경제 전문지 ‘트레저리 앤 리스크 매니지먼트’가 선정한 ‘40대 미만 유망 기업가 톱 40’에 뽑히기도 했다. 부인 민수지(37)씨, 아들 조나단과 함께 샌프란시스코 인근 샌타클래라시에 살고 있다.

LA중앙일보 박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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