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안양 정규리그 1위의 원동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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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연속 최하위권이었던 프로축구 안양 LG가 30일 정규리그 1위를 확정지은데는 과감한 투자와 혁신적인 선수단 운영이 절대적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팀은 맡은 지 2년째인 조광래감독의 전술 운용, 그리고 최용수 등 선수들의 일치단결도 큰 몫을 차지했다.

안양은 올 시즌을 대비하기 위해 가장 많은 투자를 한 구단이다.

먼저 지난해 말 최태욱, 박용호, 김병채, 최원권, 김동진 등 고교졸업예정인 청소년대표선수 5명을 영입하기 위해 모두 9억여원을 풀었다.

그렇게 영입한 선수들 중 최태욱, 박용호 등은 종종 1군경기에 투입돼 전력의 한 축을 맡았다.

또 취약한 포지션인 골키퍼를 보강하기 위해 한국축구사상 처음으로 러시아출신인 신의손(40)을 귀화시켜 골문을 맡겼다.

신의손은 동물적인 감각을 발휘, 상대 공격수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고 동시에 수비수들의 심리적 안정을 유도, 안양을 최소실점 구단으로 만들었고 과감한 공격가담도 이끌어 냈다.

또 안양은 한국프로축구사상 최고이적료(120만달러)를 지불하고 유고용병 드라간을 영입, 공격진에 무게를 실어주었다.

드라간이 7월 부상으로 출장불가능하게 되자 곧바로 체코용병 쿠벡을 스카우트하는 등 안양은 명문구단으로의 도약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안양의 혁신적인 선수단 운영도 눈에 띈다.

10개구단중 처음으로 승리급제도를 도입, 경기를 이겼을 때 많게는 300만원의 `보너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해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도록 만들었다.

98년 12월부터 팀의 사령탑으로 부임, 두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조광래감독은 시즌초 4-4-2시스템을 고집하다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자 과감히 3-4-3시스템으로 전환한 작전도 주효, 팀은 시즌 최다연승인 10연승을 달리기도 했다.

선수들의 `탈이기주의'도 정규리그 1위의 한 축이었다.

최용수의 경우 지난해까지 `골'에 집착했으나 올 시즌에는 무리하게 슛을 하기보다는 정광민, 김성재 등에게 기회를 만들어 주는 `도우미'를 자처, 공격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화합무드 조성에 앞장섰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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