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지도 완성 위해 아내까지 실험 … 그는 악인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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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새 월화 미니시리즈 ‘신드롬’은 신경외과 의사들의 각기 다른 욕망을 그렸다. 신경외과 1년 차인 이해조(한혜진·사진)는 비상한 기억능력으로 한 번 만난 환자는 절대 잊지 않는다. 인간에 대한 애정으로 의술을 행하는 차여욱(송창의), 까칠한 일중독자 강은현(박건형)과 삼각관계를 이룬다.
이성주 PD [연합뉴스]

100명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서 1명을 생체 실험하는 것은 과연 옳은 일일까-.

 삶과 죽음에 관해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JTBC 새 월화 미니시리즈 ‘신드롬(오후 8시 45분)’이 13일 베일을 벗는다. 가난한 환자를 비밀리에 임상 실험해 뇌지도를 완성하려는 차태진(조재현)과 이를 둘러싼 젊은 의사들의 갈등과 욕망, 사랑을 그렸다. 긴장감 넘치는 의학드라마를 표방하지만 ‘신드롬’은 이처럼 우리 사회의 화두로 자리 잡은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문제도 건드리고 있다.

 경기도 안성의 세트장과 인하대 병원을 오가며 바쁘게 촬영 중인 이성주(53) PD를 12일 전화로 만났다. 1987년 KBS에 입사한 이 PD는 ‘불멸의 이순신(2005)’ ‘서울 1945(2006)’ ‘안녕하세요 하느님(2006)’ 등을 연출했다. ‘불멸의 이순신’에선 주요 배역만 100여 개, 엑스트라 2만 여명, 스태프 500여 명이라는 대군단을 이끌었다. 그는 성웅 이순신을 고뇌하는 인간으로 재창조해 2005년 백상예술대상에서 연출상을 수상했다. ‘신드롬’은 이PD가 처음으로 도전하는 의학 드라마다.

 -작품은 어느 정도 진행됐나.

 “이번엔 연기 잘하는 배우만 골라서 캐스팅했다. 4회까지 촬영을 마쳤는데 이들의 연기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뉴 하트’ ‘브레인’ 등 의학드라마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신드롬’의 메시지는 명쾌하다. ‘환자 있는 곳에 의사 있다’는 것, 단 한가지다. 신경외과는 인간 전체를 관장하는 뇌를 다룬다. 뇌는 아직도 100% 정복되지 않은 미지의 세계다. 자칫 하나를 잘못 건드렸다가 환자의 삶 전체가 바뀔 수 있다. 그만큼 어렵고 환자 중심에서 생각할 수밖에 없는 분야다.”

 -굳이 메시지를 말한다면.

 “성장드라마로 읽어도 될 것 같다. 철학과 주관이 각기 다른 젊은 의사들이 결국 환자의 삶이 최우선이란 것을 깨닫고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다룰 것이다.”

 ‘신드롬’에는 국내 정상급 배우들이 출동한다. 조재현·한혜진·송창의·박건형·김성령·김유석 등이 출연한다. 차태진의 아들이자 신경외과 인턴 1년차인 차여욱(송창의)은 인간에 대한 애정을 품은 의사로 나와 차태진과 대립각을 형성할 예정이다. 또 신경외과 의국장인 강은현(박건형)과 인턴 1년 차인 해조(한혜진)와의 삼각관계도 흥미롭게 지켜볼 포인트다.

 -의학드라마에 스릴러를 도입했는데.

 “차태진(조재현)은 겉으론 ‘살아있는 성자’로 불리지만 실은 악으로 가득 찬 남자다. 뇌지도를 완성할 수만 있다면 자신의 부인도 실험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곳곳에 음모와 비밀이 숨어있고, 이를 파헤치려는 사람들과 두뇌게임을 벌인다.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이야기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또 다른 재미가 있다.”

 -차태진이란 캐릭터가 특히 흥미롭다.

 “어찌 보면 황우석 박사와 비슷한 사람이다. 국민적 영웅이 됐다가 나중에 몰락한다. 차태진은 아픈 과거 때문에 비도덕적인 인물이 됐다. ‘죽어가는 환자 한 사람을 실험해 1만 명을 살린다’는 주관을 갖고 있다. 조재현의 악역 연기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차태진이 ‘그림자’라면 해조는 ‘빛’이다.

 “해조는 티없이 맑고 깨끗한 사람이다. 오로지 환자만을 위해 의술을 행한다. 실제로 신경외과엔 여의사가 거의 없다. 해조는 여성이란 핸디캡을 벗어버리고 요즘 젊은 의사들의 표상이 될 수 있는 인물을 보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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