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팔리면 분양가를 내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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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은기자]

집이 안팔리면 분양가를 내려서라도 고객을 끌어와야지.

지난해 울산에서 새로 공급된 아파트 분양가가 3.3㎡당 833만원으로 전년 991만원보다 16%정도 떨어졌다.평당 158만원 내린 것이다.

지난해 서울,부산,대전을 제외한 광역시급 도시와 경기도의 신규 분양가 평균치가 전년보다 내렸다는 자료가 나왔다.

이렇게 내려도 주택업체는 이문을 남길 수 있나.미분양된 아파트라면 금융비용등을 감안해 좀 믿지더라도 세일을 하겠지만 신규 분양분은 적자를 보면서 분양할리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분양가를 내릴 수 있을까.땅값이 떨어졌다면 몰라도 원가절감을 통해서는 10%대까지 인하하기 어렵다. 요즘같은 불경기에 아파트 사업을 할만한 곳은 땅값이 떨어졌을  없고 아마 내부 마감재 수준을 낮춰 원가를 맞춘게 아닌가 생각된다. 

실제로 최근 공급된 세종신도시 아파트 내부 인테리어는 종전 아파트와 비교했을 때 실망할 정도로 품질 수준을 낮췄다.

물론 종전 경기좋을 때 업체들이 인테리어 등을 고급화해 분양가를 터무니없이 올렸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이제는 종전의 거품을 걷어내고 수요자들의 눈높이에 맞춘 가격대를 만들어 구매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이중에 내부 마감재 수준이 너무 떨어진다든가 부실공사가 생길 수도 있으니 주의할 필요가 있겠다.

한 정보업체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과 광주·대구·대전·부산·울산 등 5대 광역시에 공급된 새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를 조사했다. 서울·부산·대전은 전년과 비교해 올랐고 나머지 도시는 내렸다.

이들 도시 중에서 울산이 가장 많이 내렸다.신규 아파트 평균분양가는 3.3㎡당 833만원으로 전년보다 158만원 하락했다.

인천은 1169만원에서 1024만원으로, 경기도는 1132만원에서 1065만원으로 각각 3.3㎡당 146만원과 67만원 감소했다. 광주와 대구 역시 3.3㎡당 8만원과 3만원씩 떨어져 분양가가 소폭 하락했다.

아파트 분양가가 뒷걸음질치는 현상은 매우 이례적이다. 주변 시세에 시행사의 금융 비용과 땅값 상승분, 새집 프리미엄, 건축자재 물가인상률 등이 더해져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이 상승하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대형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오르는 게 정상인데 안 팔리니까 떨어진 것"이라면서 "일반 분양은 시행사 마진을 줄이고 시공 옵션을 빼서 원가를 낮추고, 재개발·재건축 물량은 조합원들이 부담금을 더 내는 식으로 고통을 분담했다"고 전했다.

서울과 부산, 대전에서는 분양가가 올랐다. 서울은 땅값이 비싸서 분양가를 내리기 어려웠고 부산은 '부동산 붐'이 일어나 분양시장이 호황을 누렸다고 업체는 설명했다. 대전에서는 세종시 호재가 평균 분양가를 끌어올랐다.

수도권ㆍ지방 내렸지만 서울은 3.3㎡당 30만원 올라

서울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30만원 오른 1731만원을 기록했다. 대전과 부산은 각각 162만원과 148만원 상승해 3.3㎡당 883만원과 818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실제 GS건설은 작년 11월 경남 진주시에서 분양한 '진주 센트럴자이' 아파트의 분양가와 주택형을 과감히 재조정했다. 전용면적 147~198㎡ 대형 267가구에서 84.5~120.5㎡ 401가구로 설계 변경하면서 분양가도 30% 내려갔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작년 9월 전농7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 전농 크레시티' 일반 분양가를 3.3㎡당 1300만~1400만원 대로 시세보다 저렴하게 선보여 계약률 80%를 넘겼다. 수도권 주택시장 분위기를 감안하면
성공적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조합과 오랜 협의를 거쳐 분양가를 내린 덕분에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면서 "올해 공급 예정인 수도권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에서도 분양가 현실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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